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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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의 몸통으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박근혜(66)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417호 대법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징역형과 함께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지난해 4월 17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래 354일 만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재판을 '보이콧'해 온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선고공판에도 불출석했으며 궐석재판에 대한 위헌제청을 신청하겠다며 선고연기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재판부는 구속기간 연장 어려움 등을 감안해 당초대로 진행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대법원의 생중계 규칙 개정이후 사상 처음으로 이날 TV생중계에 대해서도 “무죄 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중계 범위를 제한해 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 등과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774억원을 억지로 출연하게 한 직권남용 등 18개 혐의 가운데 16개를 유죄로 인정했다.

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공소사실의 유무죄 판단을 설명한 후 양형이유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와 공모해 재단 출연을 요구하고 사기업의 인사에까지 관여하는 등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지위를 남용했다"며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총액은 230억원이 넘는다"고 했다.

이어 "합당한 이유 없이 공무원을 사직시키고, 정치적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조직적으로 정부 보조금 등의 지원 배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문화예술계 전반에 대한 차별을 통해 유무형의 불이익을 발생시켰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판시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또 법원은 박 전 대통령과 13가지의 공소사실이 겹치는 최 씨에 대해 지난 2월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이른바 '문화 예술계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사건의 공범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2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받았다.이 재판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공범 관계가 인정됐다.

청와대 기밀 문건을 민간인인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도 비서 역할을 했던 정호성 전 비서관의 판결을 통해 유죄로 인정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미경 CJ 부회장의 경영일선 퇴진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6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8가지 공소사실 가운데 비선실세 최순실 씨 및 측근들의 잇따른 실형선고에 따라 16개가 유죄로 인정돼 이미 중형 선고가 예고됐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