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불안] 당국 손묶여 급등락… 하락지속땐 수출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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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긴장 완화에 개입내역 공개까지 원화 강세요인 산적
최근 외환시장 불안의 최대 원인은 당국의 손이 묶여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다.
외환 당국이 4월 중순으로 예정된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둔 부담감 때문에 시장에 함부로 개입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퍼졌기 때문이다.
연중최저치를 경신하며 급락하던 원/달러 환율이 6일엔 10원 가까이 반등하는 등 급등락을 반복하는 것도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최근 북한과의 화해 무드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환율 하락세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까지 나온다.
앞으로 미국의 환율 압박이 이어지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대 초반대로 굳어지면서 최근 살아나는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원화 강세 환경에 '개입 불가론'까지
최근 대북특사 사절단의 방북과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합의 등으로 그동안 원화를 짓누르던 디스카운트 요인이 누그러졌다.
불과 1개월 남짓한 기간에 북한과 관련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긍정적으로 급변하면서 원화가치를 밀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5월 말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원화가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라면서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작용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원화가치, 주가, 채권가격이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센 통상압박도 가세했다.
미국은 무역적자를 해소해야 한다며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것 외에도 상대국의 '환율 개입'을 공격 포인트로 삼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환율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부속합의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재무부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묶어두는 것이 바로 이런 압박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 대미 무역수지 흑자 200억 달러 초과 ▲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초과 ▲ GDP 대비 순매수 비중이 2%를 초과하는 환율시장 한 방향 개입 여부 등 3가지에 해당하는 국가를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다.
한국은 무역수지, 경상수지 요건 2가지에 해당해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에 올라있다.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의 해외민간투자공사 신규 자금 지원과 조달 참여가 금지된다.
추후 무역협상 개시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사항에 포함된다.
외환 당국은 이런 부담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도 시장에 개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엔 정부가 원화 강세를 용인한 것 아니냐는 이른바 '제2의 플라자합의'설까지 퍼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 환율 불안감 지속…살아나는 수출 발목 잡나
금융시장에선 앞으로도 당분간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남북정상회담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화해 무드나 미국의 통상압박이 단시일 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하면서 달러당 1,000원대 초반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경진 도이체방크 본부장은 지난 5일 연합인포맥스 주최 콘퍼런스에서 "남북 간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에 따라 환율이 1,020원대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희 KB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원화 강세는 4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글로벌 경기 안정과 위험자산 선호 등으로 달러 약세까지 심화될 경우 연내 1,02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외국인 자금의 유입 가능성과 내수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만 최근 가까스로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하면 총수출이 0.51%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환율 1% 하락 때 기계류 수출은 0.76%, IT는 0.57% 각각 줄어드는 등 기계, IT분야에서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박상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0원을 밑돌고 달러 기준 수출증가율이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 원화로 환산한 수출증가율은 마이너스가 된다"면서 이는 국내 수출기업의 이익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최근 외환시장 불안의 최대 원인은 당국의 손이 묶여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다.
외환 당국이 4월 중순으로 예정된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둔 부담감 때문에 시장에 함부로 개입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퍼졌기 때문이다.
연중최저치를 경신하며 급락하던 원/달러 환율이 6일엔 10원 가까이 반등하는 등 급등락을 반복하는 것도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최근 북한과의 화해 무드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환율 하락세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까지 나온다.
앞으로 미국의 환율 압박이 이어지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대 초반대로 굳어지면서 최근 살아나는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원화 강세 환경에 '개입 불가론'까지
최근 대북특사 사절단의 방북과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합의 등으로 그동안 원화를 짓누르던 디스카운트 요인이 누그러졌다.
불과 1개월 남짓한 기간에 북한과 관련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긍정적으로 급변하면서 원화가치를 밀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5월 말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원화가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라면서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작용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원화가치, 주가, 채권가격이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센 통상압박도 가세했다.
미국은 무역적자를 해소해야 한다며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것 외에도 상대국의 '환율 개입'을 공격 포인트로 삼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환율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부속합의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재무부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묶어두는 것이 바로 이런 압박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 대미 무역수지 흑자 200억 달러 초과 ▲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초과 ▲ GDP 대비 순매수 비중이 2%를 초과하는 환율시장 한 방향 개입 여부 등 3가지에 해당하는 국가를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다.
한국은 무역수지, 경상수지 요건 2가지에 해당해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에 올라있다.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의 해외민간투자공사 신규 자금 지원과 조달 참여가 금지된다.
추후 무역협상 개시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사항에 포함된다.
외환 당국은 이런 부담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도 시장에 개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엔 정부가 원화 강세를 용인한 것 아니냐는 이른바 '제2의 플라자합의'설까지 퍼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 환율 불안감 지속…살아나는 수출 발목 잡나
금융시장에선 앞으로도 당분간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남북정상회담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화해 무드나 미국의 통상압박이 단시일 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하면서 달러당 1,000원대 초반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경진 도이체방크 본부장은 지난 5일 연합인포맥스 주최 콘퍼런스에서 "남북 간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에 따라 환율이 1,020원대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희 KB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원화 강세는 4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글로벌 경기 안정과 위험자산 선호 등으로 달러 약세까지 심화될 경우 연내 1,02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외국인 자금의 유입 가능성과 내수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만 최근 가까스로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하면 총수출이 0.51%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환율 1% 하락 때 기계류 수출은 0.76%, IT는 0.57% 각각 줄어드는 등 기계, IT분야에서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박상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0원을 밑돌고 달러 기준 수출증가율이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 원화로 환산한 수출증가율은 마이너스가 된다"면서 이는 국내 수출기업의 이익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