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충남지사 후보 이인제 인터뷰 "올드보이?… 난 충남경제 살릴 골드보이"
이인제 전 최고위원(사진)이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충남지사 후보로 공천받아 다시 유권자 앞에 선다. 지난해 한국당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 경선에 뛰어든 지 1년여 만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올드보이가 아니다. 충남 경제를 살리는 ‘골드보이’로 불러 달라”고 말했다. 또 “나이가 어리다고 젊고 역동적인 도지사가 되는 게 아니다. 용기와 혁신의 에너지가 있어야 진짜 젊은 도지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6선 국회의원에 대선에만 네 차례 등판했다. 질긴 정치 생명 때문에 ‘피닉제’라는 별명이 붙었다. 불사조를 의미하는 ‘피닉스’와 ‘이인제’의 합성어다. 이번엔 6·13 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내면서 만 69세인 그에게 ‘올드보이’라는 수식어가 더해졌다.

이 전 최고위원은 ‘피닉제’라는 별명에 “과분하고도 기분 좋다”고 평가했다. 그는 “1990년대는 비교적 탄탄대로였지만 대선에서 좌절한 2002년 후에는 줄곧 파란만장한 정치 역정을 거쳐 왔다”며 “넘어졌다 일어서고를 반복하면서 나온 별명”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인터뷰 내내 ‘도전’ ‘열정’ ‘젊음’ 등의 용어를 많이 썼다. 그는 “44세에 노동부 장관(김영삼 정부)을 했고 46세에 경기지사를, 48세에 대통령 선거에 나섰을 만큼 도전의 에너지가 사그라든 적이 없다”며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충청을 일자리와 젊은 인구가 유입되는 가장 역동적인 도(道)로 만들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다시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충남지사직은 내 고향에 대한 마지막 봉사이자 헌신”이라며 “그동안 쌓은 모든 정치 경험과 역량을 다 바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해 이번 지방선거가 그의 정치 인생 마지막 도전임을 분명히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한국당이 마땅한 광역단체장 후보를 구하지 못하는 인물난 속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해 충남 지역 의원들이 다각도로 접촉하며 출마를 종용해왔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재·보궐선거를 통해 원내에 진입하는 것을 고려 중이던 그에게는 전혀 다른 선택지였다. 한국당은 충남지사 후보 공천 신청도 하지 않은 그를 전략공천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충남지사직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 이명수 의원 등이 적임자라 생각해 여러 차례 고사했지만 당의 부름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당내 일부 세력으로부터 ‘독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홍 대표 리더십에 대해서는 “지금 한국당 대표는 악역을 맡는 자리”라며 “다른 사람이 해도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충남지사 선거는 여권 우세로 전망됐으나 최근 중도 사퇴한 안희정 전 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파문으로 인해 안갯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도 ‘해볼 만한 선거’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안 전 지사 사태에 대해 “충남 지역 공직사회와 도민들이 하루빨리 충격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전 지사 사태는) 정무직 공무원 남발에서 시작됐다”며 “혈세를 함부로 쓰지 않는 도지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충남은 서해안에 자리한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며 “(천안이 거점인) 국제과학기술벨트가 있어 충남은 4차 산업혁명의 불길이 퍼지기 더없이 좋은 곳이다. 여기서 산업혁신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