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오는 6월 오디오 콘텐츠를 사고팔 수 있는 유료 콘텐츠 플랫폼을 선보인다. 운영 중인 ‘오디오클립’에 더 많은 창작자를 끌어들여 음성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인공지능(AI) 스피커의 보급으로 콘텐츠 검색과 이용이 음성 위주로 재편되는 데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6월께 사고파는 서비스 추가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르면 6월께 오디오클립에 유료 음성 콘텐츠 판매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창작자는 물론 출판사들과도 콘텐츠 제작과 관련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더 많은 창작자가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려고 한다”며 “서비스 방식이나 가격 책정 등은 내부 기획 단계”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작년 1월부터 오디오클립 베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네이버의 음성 기술을 이용해 오디오 콘텐츠를 좀 더 손쉽게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 인문, 경제·경영, 아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400여 개 오디오 채널이 운영 중이며 업로드된 음성파일은 3만 개에 이른다.

주로 출판사, 라디오 방송국, 개인 전문가 등이 창작자로 참여하고 있다. 양질의 오디오 콘텐츠를 선점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공모·선발 방식으로 창작자 집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팟빵’ 등 팟캐스트 플랫폼과 비교하면 콘텐츠 숫자가 적을 수 있다.

네이버는 오디오북 콘텐츠도 늘려가고 있다. 문학과지성사, 황금가지, 시공주니어 등 출판사와 협업해 저작권을 제공받았다. ‘메밀꽃 필 무렵’ ‘광염 소나타’ ‘운수 좋은 날’ 등 한국 문학작품이 업로드됐다. 사람이 직접 낭독한 것은 물론 네이버의 음성합성기술로 배우 유인나 씨의 음성을 합성해 제작한 콘텐츠도 있다.

“음성검색 시대 선제 대응”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음성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오디오클립 서비스를 비롯해 300억원 규모 오디오 콘텐츠 펀드를 조성해 지식·교양·예술 분야 오디오 콘텐츠를 제작하고 보관(아카이빙)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크리에이터(창작자)와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꽃’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유료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개발도 창작자 저변을 넓히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양질의 음성 콘텐츠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AI 시대에는 스마트 스피커처럼 음성으로 검색하고 음성으로 답을 듣는 플랫폼이 보편화할 전망이다.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의 상당수는 블로그, 카페, 포스트 등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다.

지금은 대다수 사람이 PC, 스마트폰으로 텍스트 검색을 하지만 음성 검색 시대에는 이에 걸맞은 콘텐츠를 제공해줘야 한다. 네이버가 흥미 위주 콘텐츠보다 전문성 있는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개발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의 음성 관련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음성 콘텐츠가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오디오 검색과 음성명령을 활용한 쌍방향 음성 드라마 등 새로운 기술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창작자와 사용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