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영상 디스플레이와 고해상도 카메라 결합
자체개발 알고리즘 기반
자동으로 초점 맞춰 촬영
하태호 씨엠랩 대표(40·사진)는 최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누구나 혼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안질환 진단기기 ‘아이조이’를 개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이조이는 의사가 필요없는 눈 검진 기기다. 3차원(3D) 영상 디스플레이 기능과 고해상도 카메라를 결합했다. 하 대표는 “시력 검사, 시야 측정, 색맹 검사 등 안 검사는 물론 황반변성 같은 안질환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안질환 검진기기는 전문인력이 직접 기기를 조작해 망막 등을 찍지만 아이조이는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 촬영한다. 자동 조작 알고리즘은 이 회사가 직접 개발했다. 하 대표는 “아이들은 한 군데 오래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눈알 내부를 관출하는 안저검사 등을 하기가 힘들다”며 “만화 캐릭터를 띄워 아이의 시선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탑재해 아이들의 안질환 검진도 간편히 할 수 있다”고 했다.
씨엠랩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아 다음달께 아이조이를 출시할 예정이다. 우선 보건소, 요양원, 실버타운 등에 아이조이를 보급할 계획이다. 하 대표는 “혈압계처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노인성 안질환 관리에 활용도가 클 것”이라며 “아이조이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플랫폼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15년간 안질환 치료용 레이저 기기를 연구한 전문가다. 지난해 1월 회사를 세운 뒤 1년 만에 피디티(PDT) 레이저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PDT는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레이저 기기다. 광민감물질을 혈관에 투여한 뒤 레이저를 쬐면 황반에 생긴 미세혈관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노바티스의 ‘루센티스’ 같은 주사 치료제가 나오면서 PDT의 활용도가 크게 줄었다.
하 대표는 일부 황반변성 질환에 PDT 레이저의 치료 효과가 뛰어난 만큼 시장 수요가 있다고 봤다. 대당 6000만원 수준인 가격을 낮추면 지방 중소병원에서도 수요가 생겨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는 대도시 종합병원 등에만 PDT 레이저가 도입돼 있다. 하 대표는 “기존 제품의 60% 수준에서 가격을 책정하기로 했다”며 “대리점 확보가 완료돼 다음달 제품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