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501만 주를 시장에서 내다판 직원 16명이 9일 ‘쇼트 커버링’(재매수)에 나섰다. 이들을 대신해 자사주를 매입한 회사에 주식을 되갚기 위해서다. 지난 6일 매도 가격보다 이번 매수 가격이 높을 것으로 추정돼 상당한 손실을 봤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증권 직원 16명은 이날 오후 뒤늦게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증권 창구로 이날 280만 주가량이 매수됐다.

매도량이 적은 직원은 장중에 매각한 주식을 되산 후 계좌를 회사 측에 넘겼고, 매도금액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직원은 주식 계좌를 넘기고 주식매매를 위탁했다.

삼성증권은 10일 유령 주식을 결제하기 위해 6일 260만 주를 장내 매수하고, 241만 주를 연기금 등에서 차입했다.

애널리스트 등 직원 16명은 6일 배당 착오로 받은 501만 주를 시장에서 내다팔아 ‘모럴해저드’ 논란에 휘말렸다. 일부 직원은 삼성증권이 오전 9시45분께 직원에게 매도 금지를 요청한 이후에도 유령 주식을 판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삼성증권 주가가 3% 떨어지면서 직원들은 주당 3만7000원 안팎에서 주식을 되산 것으로 파악된다. 대부분 6일 최저점(3만5150원) 부근에서 팔아 전체적으로 1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증권 한 관계자는 “해당 직원 모두 대기발령이 났고 회사 자사주 매입에 따른 손실을 부담하기로 약속했다”며 “회사가 떠안은 자사주 매입 금액을 직원에게 청구하는 절차를 벌이고 불응 시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배당착오 사태와 관련해 ‘투자자 피해구제 전담반’을 설치했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접수한 피해 사례는 180건에 달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