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시행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파격적 법인세율 인하 조치에 힘입어 미국 기업의 1분기 순이익이 17~18%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9일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를 구성하는 뉴욕증시 상장 500대 기업의 올 1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1%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이익 증가율은 2011년 1분기(19.5%) 후 7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법인세 낮추자 美기업 이익 18% 뛰었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78.1%)와 소재(40.7%), 정보기술(22.0%), 금융(19.8%) 등이 실적 호조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넷플릭스(59.1%) 페이스북(32.7%) 애플(24.8%)과 함께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21.0%) 등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의 순이익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대기업의 실적 호조세는 2분기(19.1%) 이후에도 이어져 연간 기준으로도 순이익 증가율이 18.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 정보 서비스회사 톰슨로이터도 이날 S&P500 기업의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 매출은 7%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 같은 미국 기업의 순이익 증가는 경기 회복 요인 외에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감세 정책이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12월 의회를 통과해 올해 1월부터 시행된 트럼프 정부의 감세안에 따라 미국 기업은 올해부터 법인세 최고 세율 인하(35%→21%) 등 파격적인 혜택을 보고 있다. 법인세 감면 효과만 10년간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익 증가 기대에 힘입어 미국 기업들은 일자리와 임금,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는 올 1월 시간당 최저임금을 9달러에서 11달러로 인상했다. 애플은 직원 2만 명을 늘리기로 했다.

엑슨모빌은 5년간 미국 내 원유 생산시설에 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헤리티지재단에 따르면 법인세 감세 이후 신규 투자나 임금 인상 계획을 발표한 기업이 500개가 넘는다. WSJ는 “(트럼프 감세 덕에)미국 기업이 포효하고있다”고 전했다.

주용석/추가영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