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가입자 약 5만5000명의 월 연금 수령액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9일 삼성생명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가입자 강모씨 사례에서 삼성생명은 약관에 따라 지급 재원을 공제하지 않고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강씨는 2012년 9월 삼성생명 만기환급형 즉시연금에 가입했다. 즉시연금은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료 전액을 일시 납입하면 다음달부터 매월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 중 만기환급형은 매월 연금을 받다가 만기가 되면 처음에 낸 보험료 원금을 전부 돌려받는 구조다. 예를 들어 1억원을 한꺼번에 내면 보험사는 일단 600만원을 사업비 등으로 뗀다. 이후 나머지 9400만원을 운용해 생기는 수익을 연금으로 주다가 만기가 되면 1억원을 돌려준다.

보험사는 사업비 등으로 뗀 600만원을 만기까지 채워넣기 위해 운용 수익을 모두 연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매월 일부를 떼어둔다. 강씨는 보험약관에 이와 같은 지급 재원 공제가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금감원은 삼성생명이 강씨에게 덜 준 연금액과 이자를 모두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조정위는 강씨와 같은 약관으로 상품에 가입한 고객의 연금도 조정하도록 했다. 금감원이 파악한 바로는 강씨처럼 보험금을 더 받을 수 있는 삼성생명 고객은 약 5만5000명이다.

금감원은 이 같은 금융분쟁조정위 결정을 삼성생명뿐 아니라 전 생명보험사에 통보하고 강씨와 비슷한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에게도 덜 준 연금액과 이자를 지급하도록 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