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달 7일 미국 뉴욕에 있는 옛 증권거래소 건물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주요 거래처 관계자 등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형 QLED TV 신제품을 공개하는 ‘더 퍼스트룩 2018 뉴욕’ 행사를 열었다.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이날 행사에서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달 7일 미국 뉴욕에 있는 옛 증권거래소 건물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주요 거래처 관계자 등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형 QLED TV 신제품을 공개하는 ‘더 퍼스트룩 2018 뉴욕’ 행사를 열었다.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이날 행사에서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화면은 커야 제맛.’

대형 TV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등 가정의 규모는 축소되고 있지만 집안의 중심 가전인 TV는 매년 빠르게 커지고 있다.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대형 TV의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대형 TV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2015년 국내에서 판매된 TV 중 화면 크기가 60인치 이상인 TV의 판매 비중은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60인치대가 5.4%였고, 70인치 이상은 0.5%였다. 2년이 지난 2017년에는 60인치 이상의 비중이 15.9%로 높아졌다. 2년 사이 2.7배 성장한 것이다. 60인치대는 14.1%, 70인치 이상은 1.8%로 70인치 이상 TV의 증가율이 높은 편이었다. 같은 기간 북미 시장에서는 60인치 이상 TV의 판매 비중이 11.5%에서 16.2%로 커졌다. 국내 소비자의 대형 TV 선호도가 북미 소비자를 크게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2015년 전 세계 월별 60인치 이상 TV 판매량은 평균 10만6365대였고, 2016년 17만3192대, 2017년에는 21만7702대로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6년 62.8%, 2017년 25.7%에 달했다. 2년 새 104.7% 증가했다.

TV 대형화 추세는 올해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75인치 이상 TV 출하량은 지난해 115만1000대에서 올해 169만6000대로 47.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되면 2019년 227만4000대, 2020년 338만8000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큰 화면으로 실감나게 즐기기에 적당한 소프트웨어가 늘어나고, TV의 화질도 갈수록 선명해지면서 대형 TV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부담이 줄어든 것도 대형 TV의 선호도를 높인 이유다. GfK에 따르면 2015년 60인치 이상 TV의 평균 판매가격은 3069달러였으나 2017년에는 2538달러로 17.3% 떨어졌다. 같은 기간 70인치 이상 TV 평균 가격은 6709달러에서 4146달러로 38.2% 하락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0인치 이상 삼성 TV의 가격 하락폭은 최근 2년 새 19.3%, 70인치 이상은 44.7%로 글로벌 가전회사 평균보다 컸다”며 “삼성전자가 대형 TV의 가격 인하 추세를 이끈 셈”이라고 설명했다.

“75인치 이상 초대형 라인업 대폭 강화”

세계적인 TV 제조사들이 모두 65인치 이상 대형 TV에 사활을 걸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글로벌 가전회사들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75인치 이상의 초대형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삼성전자가 독보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5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 47.4%의 점유율을 차지해 소니(26.3%), LG전자(11.9%)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작년 1분기엔 초대형 TV 시장에 주력한 소니에 뒤처졌지만, QLED TV가 본격 출시된 2분기부터는 소니를 다시 제쳤다. 3분기에는 삼성전자가 52.2%로 소니(27.4%)를 두 배 격차로 따돌렸다. 국내에서는 상황이 비슷하다. 65인치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60%에 육박하고 있다. 75인치 이상은 90%를 넘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소비자의 대형 TV 선호 트렌드를 발빠르게 포착해 일찍 대형 라인업을 늘린 전략이 주효했다고 본다. 화면이 커져도 선명함을 보장하는 기술을 선보인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중순 TV 신제품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라인업 확대를 통해 75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시장 규모에 상관없이 75인치 이상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전년 대비 2배에서 2.5배가량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QLED TV 신제품 전 시리즈에 75인치 이상을 출시하며 초대형 라인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다양한 형태로 TV를 만들 수 있는 퀀텀닷의 장점을 살려 75인치, 82인치, 85인치, 88인치 등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평창동계올림픽의 감동을 TV로 즐긴 소비자들이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연이은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대형 TV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뛰어난 화질과 내구성을 갖춘 18년형 QLED TV로 글로벌 초대형 TV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울 벌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