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차가워야 맛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때 그때 다르다’가 정답이다. 맥주의 종류마다 적정 온도가 있기 때문이다. 라이트 라거는 5~7도, 페일라거나 필스너는 6~9도, 바이젠은 10~12도, 페일 에일이나 IPA, 포터, 스타우트 등은 11~13도, 벨지안 두벨, 임페리얼 스타우트 14~16도가 적정 온도다. 문제는 일상에서 그 온도를 맞춰 마시기는 불가능하다는 것. 그렇다고 무조건 차갑게 마시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다.
장대호 칼럼니스트는 “맥주를 너무 차갑게 마시면 맥주가 가진 고유의 풍미를 전혀 느낄 수 없다”며 “맥주뿐 아니라 모든 술이 다 그렇다”고 한다. 온도를 정확히 설정할 수는 없지만 한가지 간단한 팁을 준다. 라거와 에일로 맥주를 구분할 때 라거를 에일보다는 조금 더 차갑게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에일은 조금 높은 온도에서 즐길 때 풍부한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조언이다.
‘목욕 후나 운동 후 맥주 한잔은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될까’라는 의문에도 답을 해준다. 땀을 흘린 후 중요한 것은 수분이지만 알코올은 탈수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럼에도 맥주가 주는 심리적 위안과 청량감을 즐기고 싶다면 도수가 낮고 나트륨이 첨가된 맥주를 마시는 것이 방법이다. 장 칼럼니스트는 “이 때 알코올 함량은 2.3도 이하의 낮은 도수가 적당하다”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맥주를 마시면 배가 부른 이유, 한국 맥주는 진짜 맛이 없는지, 캔맥주와 병맥주의 맛은 다른지 등 맥주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책의 절반 이상은 세계 각국 맥주 시음기로 채워졌다. 한국인들이 흔히 먹는 치킨 피자 떡볶이 순대 라면 등 야식과 맥주와의 궁합도 알려준다. (장대호 지음, 텍스트, 199쪽, 1만2000원)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