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10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령층 요금감면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10일 오후 2시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개위)의 고령층 요금감면 처리를 촉구하는 시민단체들이 외친 구호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를 비롯한 통신공공성포럼, 통신소비자조합, 노후희망유니온 등 시민단체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의 주장은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서 다수의 공감을 얻었던 고령층 요금감면 정책을 즉각 시행하라는 것이다. 고령층 요금감면 정책은 지난해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문재인 대통령의 기본료 폐지 공약을 후퇴시키며 제시한 통신비 인하 방안의 하나다. 이미 지난해 11월 규개위에서 한 차례 논의됐지만 보류됐다.

현재 요금감면 대상자는 장애인, 국가유공자,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이 포함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여기에 만 65세 이상, 소득수준 하위 70% 이내인 기초연금 수급자를 포함하는 것이다. 개정안이 규개위 심사를 통과하면 법제처 심사를 받게 된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지금 국민의 요구는 공공성이 강한 통신에서 저소득, 특히 노인 어르신에게 어마한 감면이 아닌, 1만1000원 통신비 감면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며 "이를 반대하면 국민들은 납득하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정부가 유독 과도한 통신비 부담을 해결해 달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별다른 응답이 없다"면서 "정부의 의지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규제개혁위원회를 통한 일부 야당의 대안없는 반대와 발목잡기"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민들에게 납득할만한 설명도 없이 문재인 대통령의 기본료 폐지 공약을 사실상 폐기했다"며 "이를 대신해 통신비 절감 대책으로 제시한 저소득층 요금감면 정책은 지난해 11월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했으나 고령층 요금감면 정책은 보류 결정이 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고령층 빈곤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비해 상대적으로 통신사용량이 적은 고령층 요금감면 정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고 주장했다.

한편 규개위는 13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고령층 요금감면 정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달 말에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심사할 예정이다. 규개위는 오는 27일을 전후해 보편요금제를 심사할 계획으로, 과기정통부와 최종 일정을 조율중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