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매각가 600억~700억
인수 후 시너지 효과 기대
범(汎)LG그룹 계열의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이 항공기 기내식 사업에 진출한다. 한진중공업그룹의 알짜 자회사로 꼽히는 ‘하코(HACOR·사진)’ 인수전에서 승리하면서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기내식 서비스 업체인 하코의 매각주관을 맡은 NH투자증권은 이날 아워홈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지분 100%로, 예상 매각가는 600억~7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유통업체 등 10여 곳이 뜨거운 인수 경쟁을 펼친 끝에 아워홈이 최종 승자가 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둔 하코는 한진중공업의 알짜 자회사다. 연평균 800억원대 매출과 3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며 한진중공업그룹의 효자 노릇을 해왔다. 하지만 그룹의 영업적자가 이어지면서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부터 매각이 추진됐다. 한진중공업은 매각 대금을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한진중공업은 2013년 6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5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엔 영업손실 1103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 628.6%까지 치솟았다. 2009년 완공한 필리핀 수비크조선소가 조선업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수년째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해서다.
기내식 서비스 업체인 하코는 하루 2만 명분의 기내식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에어프랑스, 싱가포르항공 등 고급 기내식을 제공하는 항공사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명성을 얻었다. 현재 LA국제공항에서 공급되는 전체 기내식의 30%가 하코를 통해 공급되고 있다.
아워홈은 식자재 물류, 식품제조, 단체급식, 외식사업 등을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이다. 2000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됐다. 2016년 6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구본성 부회장이 ‘공격 경영’에 나서면서 빠른 속도로 사세를 키워가고 있다. 하코를 인수하면서 기내식 사업에도 처음 진출하게 됐다.
구 부회장은 구인회 LG 창업주의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남이다. 지난해 물류센터 세 곳을 건립해 식자재 유통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해외사업부를 신설하고 베트남 하이퐁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사업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과감한 투자의 결과로 지난해 사상 최대인 1조595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워홈은 2020년까지 매출 2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라며 “좋은 식음료 매물이 있으면 추가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지훈/황정환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