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도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다. 일감 부족으로 도크(선박 조립 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일감 부족 '조선 빅3'도 한숨 늘어
국내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은 오는 29일까지 근속 10년 이상 사무직과 생산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2016년 이후 2년 만이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 9일 담화문을 내고 “수주 절벽으로 유휴인력이 3000명에 달한다”며 “해양플랜트 부문은 4년 가까이 신규 수주가 없어 오는 7월 말부터는 일감이 완전히 바닥날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20조원에 가깝던 현대중공업 매출은 지난해 10조원 수준으로 반토막 난 데 이어 올해는 7조원대까지 쪼그라들 전망이다. 2016년 선박 수주가 24척에 그쳤기 때문이다. 올해는 1분기까지 7척을 수주했다.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1조4088억원의 유상증자에 나선 삼성중공업은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그룹 관계사들이 증자에 참여키로 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삼성중공업은 증자로 조달하는 자금 중 68%인 97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쓸 예정이다.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3조6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5200억원대 영업적자를 낸 이 회사는 올해도 2400억원대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6년 만에 흑자전환한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직자가 늘면서 조선 ‘빅3’의 고용 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 4만 명(3만7410명)을 밑돌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조선 업황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조선 발주량은 623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로 수주 절벽이 극심했던 2016년 1분기(305만CGT)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