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발주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국내 대표 원양 컨테이너선사로 도약하기 위한 조치다. 수주 가뭄에 시달려온 국내 조선업계에도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건조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고 10일 발표했다.

현대상선은 2020년까지 2만2000TEU(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 개)급 컨테이너선 12척을 확보해 아시아~북유럽 노선에 투입하고, 1만4000TEU급 8척을 미주동안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건조는 5년간 8조원을 들여 국적 선사가 선박 200척을 발주하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계획에 포함됐다. 현대상선은 RFP 발송을 시작으로 조선소 선정을 거쳐 컨테이너선 20척 제작에 들어간다.

새로 건조하는 컨테이너선은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맞춰 친환경 선박으로 건조한다. 선박에 황산화물 배출 저감설비인 스크러버를 장착하거나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방식의 선박을 건조하는 방안 등을 조선소와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조선소 선정에 이어 건조의향서(LOI)와 건조계약서 체결 등의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2020년에 맞춰 20척의 선박을 차례로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첨단기술이 집약된 최고 수준의 선박 확보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