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재의 오토人] 아우디폭스바겐에 맞서는 하종선 변호사…"회사 측 사과 불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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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민사·행정 소송 맡아
“소송 상대로 마주한 회사 ‘이중적 플레이’ 해”
소극적 대응 등 비판 목소리
“소송 상대로 마주한 회사 ‘이중적 플레이’ 해”
소극적 대응 등 비판 목소리
자동차는 부품 종류만 수만 가지가 넘는다. 조립 자체도 힘들어 기계 공업의 ‘중심’이자 ‘꽃’으로 불린다. 신차 개발 단계부터 오랜 시간과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안전도는 탑승자의 생명과 직결돼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수십 개에 불과한 이유다. 이렇듯 복잡한 과정을 거쳐 시장에 나온 차는 누군가의 발과 추억이 되어 생을 함께한다. 차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회 문제를 ‘박상재의 오토(Auto)人’에서 들여다본다.
국내 소송 맡은 하종선 변호사가 바라보는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 재개
‘디젤 게이트’ 파문을 일으킨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 판매를 재개했다. 환경부의 인증 취소·판매 금지 등 행정처분을 받은 지 1년6개월 만이다. 국내 소비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도 많다.
하종선 변호사(사진)는 배기가스 배출 조작을 일으킨 폭스바겐코리아 등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대치동 법무법인 바른 본사 사무실에서 하 변호사를 만났다.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던 그는 “여전히 리콜(결함 시정)에 관한 문의가 많다”고 먼저 입을 열었다.
하 변호사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공식 사과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6일 르네 코네베아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그룹 총괄사장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믿음을 보내준 한국 소비자에게 실망을 안겼다”며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이런 발언에 대해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불분명하다”면서 “대외적으로 반성하는 이미지로 비치지만 또 한 번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끼친 피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없는 사과가 어디 있느냐”면서 “실제 소송 상대로 만난 회사 측은 국내법 위반 여부를 인정하지 않는 ‘이중적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이라는 단어를 빼고 명백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미국과 보상 방안이 차이 나는 점을 꼬집었다. 폭스바겐은 미국 소비자에게 환불 또는 최대 1200만원가량의 보상금과 보증기간 연장 조치를 했다. 반면 국내의 경우 100만원 상당의 쿠폰 만을 지급했다.
하 변호사는 “미국과 한국에서 법을 위반한 내용은 본질적으로 같다”며 “그러나 법규 조건 차이를 이유로 국내 소비자에게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경부도 디젤 게이트 사건이 터진 후 부실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015년 환경부는 유로5 기준 차량을 조사 대상에 뒤늦게 포함하는 등 초기 혼선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 변호사는 “환경부가 엄격한 법집행을 하지 않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미국과 다른 조치를 하게 하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의 EA189 엔진 결함 시정 방안으로는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녹스·NOx) 초과량을 약 25% 밖에 줄이지 못한다”며 “우리나라 국민이 차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을 숨쉬며 들이마시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2016년 9월 환경부 장관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차 교체 명령을 내리지 않아 소유주 재산권 등이 침해받았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9일 해당 헌법소원 사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와 별도로 하 변호사는 소송인원 5000여 명과 ‘매매계약 취소 및 매매대금 반환청구’ 민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오는 13일에는 폭스바겐 티구안의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 결함 시정을 취소해 달라는 내용의 행정 소송 1심 결과가 나온다.
하 변호사는 “과거 일어난 문제는 뒤늦은 조치로 모두 해결할 수 없다”면서 “행정 소송 1심에서 승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결함 시정 명령을 받은 아우디 A7 등에 대한 소송인원을 추가로 모집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행태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 변호사는 제조물 책임과 국제소송 분야 변호사로 잘 알려져 있다. 1986년 현대자동차 법무실장과 상임법률고문을 맡아 소송 시 기업 편에 섰다. 2008년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으로도 활동했다. 2013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착륙사고가 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탑승객들의 소송을 맡았다.
그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의 입장을 알고 있다”며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매듭짓지 못한 문제 해결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디젤 게이트’ 파문을 일으킨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 판매를 재개했다. 환경부의 인증 취소·판매 금지 등 행정처분을 받은 지 1년6개월 만이다. 국내 소비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도 많다.
하종선 변호사(사진)는 배기가스 배출 조작을 일으킨 폭스바겐코리아 등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대치동 법무법인 바른 본사 사무실에서 하 변호사를 만났다.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던 그는 “여전히 리콜(결함 시정)에 관한 문의가 많다”고 먼저 입을 열었다.
하 변호사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공식 사과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6일 르네 코네베아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그룹 총괄사장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믿음을 보내준 한국 소비자에게 실망을 안겼다”며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이런 발언에 대해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불분명하다”면서 “대외적으로 반성하는 이미지로 비치지만 또 한 번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끼친 피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없는 사과가 어디 있느냐”면서 “실제 소송 상대로 만난 회사 측은 국내법 위반 여부를 인정하지 않는 ‘이중적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이라는 단어를 빼고 명백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미국과 보상 방안이 차이 나는 점을 꼬집었다. 폭스바겐은 미국 소비자에게 환불 또는 최대 1200만원가량의 보상금과 보증기간 연장 조치를 했다. 반면 국내의 경우 100만원 상당의 쿠폰 만을 지급했다.
하 변호사는 “미국과 한국에서 법을 위반한 내용은 본질적으로 같다”며 “그러나 법규 조건 차이를 이유로 국내 소비자에게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경부도 디젤 게이트 사건이 터진 후 부실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015년 환경부는 유로5 기준 차량을 조사 대상에 뒤늦게 포함하는 등 초기 혼선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 변호사는 “환경부가 엄격한 법집행을 하지 않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미국과 다른 조치를 하게 하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의 EA189 엔진 결함 시정 방안으로는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녹스·NOx) 초과량을 약 25% 밖에 줄이지 못한다”며 “우리나라 국민이 차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을 숨쉬며 들이마시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2016년 9월 환경부 장관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차 교체 명령을 내리지 않아 소유주 재산권 등이 침해받았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9일 해당 헌법소원 사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와 별도로 하 변호사는 소송인원 5000여 명과 ‘매매계약 취소 및 매매대금 반환청구’ 민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오는 13일에는 폭스바겐 티구안의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 결함 시정을 취소해 달라는 내용의 행정 소송 1심 결과가 나온다.
하 변호사는 “과거 일어난 문제는 뒤늦은 조치로 모두 해결할 수 없다”면서 “행정 소송 1심에서 승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결함 시정 명령을 받은 아우디 A7 등에 대한 소송인원을 추가로 모집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행태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 변호사는 제조물 책임과 국제소송 분야 변호사로 잘 알려져 있다. 1986년 현대자동차 법무실장과 상임법률고문을 맡아 소송 시 기업 편에 섰다. 2008년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으로도 활동했다. 2013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착륙사고가 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탑승객들의 소송을 맡았다.
그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의 입장을 알고 있다”며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매듭짓지 못한 문제 해결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