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고 쓰러지고" 태풍 같은 강풍에 전국 '휘청'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킨 강풍은 지난해 태풍이 불었을 당시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서울 중랑구에는 최대 순간풍속 23.2m/s의 강풍이 불었다.

성동구(21.6m/s), 성북구(21.5m/s), 동대문(20.8m/s), 구로구(22.5m/s), 김포공항(22.3m/s) 등에도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순간적으로 불었다.

최대 순간풍속은 최근 1시간 중 가장 강한 3초 평균 풍속을 뜻한다.

관서지점을 기준으로 서울의 전날 최대 순간풍속은 15.9m/s였다.

서울 관서지점에서 최대순간풍속이 15m/s를 넘은 것은 작년 8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제13호 태풍 '하토'가 국내에 영향을 미치던 때로, 중부 지방에는 '물폭탄'과 함께 강풍이 몰아쳤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도심에서는 빌딩 사이사이에 기압이 낮아지면 순간적으로 공기가 확 몰리면서 이날처럼 강풍이 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날아가고 쓰러지고" 태풍 같은 강풍에 전국 '휘청'
서울 외에도 강원 양양공항 32.9m/s, 북강릉 32.1m/s, 강원 고성(간성) 29.3m/s, 경기 과천 27.7m/s 등 강풍특보가 발효됐던 곳을 중심으로 순간 돌풍이 불었다.

강풍으로 10일 오후 5시 15분께 서울 강서구 등촌3동의 9층짜리 건물 옥상에서 교회첨탑이 강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길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보행자 1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보다 조금 앞선 오후 4시 56분께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는 정박해 있던 웨딩홀 건물 일부가 바람에 휩쓸려 한남대교 방향으로 떠내려가기도 했다.

오후 8시 37분께 지하철 3호선 약수역과 남부터미널역 사이에서는 작업용 사다리가 전선 위로 넘어지면서 전기가 끊겨 지하철 운행이 10분 넘게 중단됐고, 서대문구 홍제3동에서는 오후 9시 40분께 700여 세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서울종합방재센터에 따르면 전날 서울 지역에서 강풍으로 인한 신고 및 출동 건수는 총 240건으로 집계됐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강한 바람과 함께 윈드시어(돌풍) 특보가 발효돼 출·도착 100여 편이 강한 바람으로 지연 운항했다.

인천국제공항은 10일 오후 윈드시어(돌풍) 경보와 강풍 경보가 발효돼 중국 남방항공 여객기 등 2편이 회항했고, 화물기 6대 등 총 45편의 비행기의 출발이 1시간 이상 지연됐다.
"날아가고 쓰러지고" 태풍 같은 강풍에 전국 '휘청'
기상청은 11일 오전 현재 강원 영서 북부와 강원 영동, 경상 해안에 강풍특보가 발효 중인 데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바람이 약간 강하게 불고 있어 시설물 관리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늘은 오전까지만 해안 중심으로 강하게 불겠다"며 "오후에는 강원도 높은 산간과 일부 해안 지역을 제외하면 전국적으로 바람이 잦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날아가고 쓰러지고" 태풍 같은 강풍에 전국 '휘청'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