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10년 넘은 전산 시스템…"관리 소홀이 문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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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112조원대 우리사주 배당 입력 오류' 사고와 관련, 노후화된 전산시스템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으로 인해 업무 과정이 복잡해졌지만 10년 이상 같은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우리사주 배당 입력 과정에서 허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회사 내에서 배당 업무를 하는 데 쓰이는 정보기술(IT) 시스템을 2007년 구축한 이후 약 11년간 사용해왔다. 2013년과 올해 전체 전산 시스템 보완에 나서긴 했지만 배당 절차에 대한 수정 및 개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우리사주 배당 입력 오류 사건이 발생한 것에는 노후화된 전산 시스템의 문제도 한 몫했다"며 "금융 업무가 다변화되고 있음에도 10년이 넘은 프로그램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입력 오류에 대한 감시 체계가 허술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의 IT 시스템이 오래된 탓에 전산 입력 오류를 잡을 수 있는 차단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삼성증권 직원이 우리사주에 대한 배당으로 1주당 1000원 대신 1000주로 잘못 입력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증권 배당 전산 시스템의 몇가지 선택 탭 중 현금배당을 입력하기 위한 탭 대신 주식배당이 이루어지는 탭을 클릭한 것이다. 이 때문에 '1000'이라고 입력했을 때 단위가 '원'이 아닌 '주'로 인식됐다.
이때 배당된 주식 수는 28억1000만주. 발행 주식수인 8900만주를 30배 넘게 초과하는 주식이 입고됐음에도 오류를 차단하지 못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입력값을 초과하는 범위의 수가 입력됐음에도 클릭이 가능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이를 차단하는 시스템이 순간적으로 오류가 생겼다거나 시스템 자체가 부재한 두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볼 수 있다"며 "사실상 두 경우 모두가 쉽게 납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왜 삼성증권은 노후화된 배당 전산 시스템을 10년 이상 사용했을까.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의 전산 관리 체계 자체가 안일했다고 지적한다. 간단한 개·보수나 업그레이드 만으로도 충분히 문제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입력 버튼을 눌렀을 때 즉시 정보가 전송되는 것이 아니라 '확인'을 요청하는 창을 띄워 한번 더 점검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만으로 입력 오류 가능성은 크게 줄 수 있다. 이같은 프로세스를 추가하는 것은 비용도 거의 들지 않고 작업 기간도 2~3일 내로 간단하다.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그룹 내에 삼성SDS 등 IT 계열사가 있어 전산 개편이나 업그레이드에 수반되는 비용이 타 증권사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들었다"며 "결국 이번 사태는 개인의 실수라기 보다는 회사가 전산 오류에 대한 가능성을 간과하고 관리에 소홀했던 안일함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회사 내에서 배당 업무를 하는 데 쓰이는 정보기술(IT) 시스템을 2007년 구축한 이후 약 11년간 사용해왔다. 2013년과 올해 전체 전산 시스템 보완에 나서긴 했지만 배당 절차에 대한 수정 및 개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우리사주 배당 입력 오류 사건이 발생한 것에는 노후화된 전산 시스템의 문제도 한 몫했다"며 "금융 업무가 다변화되고 있음에도 10년이 넘은 프로그램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입력 오류에 대한 감시 체계가 허술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의 IT 시스템이 오래된 탓에 전산 입력 오류를 잡을 수 있는 차단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삼성증권 직원이 우리사주에 대한 배당으로 1주당 1000원 대신 1000주로 잘못 입력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증권 배당 전산 시스템의 몇가지 선택 탭 중 현금배당을 입력하기 위한 탭 대신 주식배당이 이루어지는 탭을 클릭한 것이다. 이 때문에 '1000'이라고 입력했을 때 단위가 '원'이 아닌 '주'로 인식됐다.
이때 배당된 주식 수는 28억1000만주. 발행 주식수인 8900만주를 30배 넘게 초과하는 주식이 입고됐음에도 오류를 차단하지 못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입력값을 초과하는 범위의 수가 입력됐음에도 클릭이 가능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이를 차단하는 시스템이 순간적으로 오류가 생겼다거나 시스템 자체가 부재한 두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볼 수 있다"며 "사실상 두 경우 모두가 쉽게 납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왜 삼성증권은 노후화된 배당 전산 시스템을 10년 이상 사용했을까.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의 전산 관리 체계 자체가 안일했다고 지적한다. 간단한 개·보수나 업그레이드 만으로도 충분히 문제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입력 버튼을 눌렀을 때 즉시 정보가 전송되는 것이 아니라 '확인'을 요청하는 창을 띄워 한번 더 점검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만으로 입력 오류 가능성은 크게 줄 수 있다. 이같은 프로세스를 추가하는 것은 비용도 거의 들지 않고 작업 기간도 2~3일 내로 간단하다.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그룹 내에 삼성SDS 등 IT 계열사가 있어 전산 개편이나 업그레이드에 수반되는 비용이 타 증권사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들었다"며 "결국 이번 사태는 개인의 실수라기 보다는 회사가 전산 오류에 대한 가능성을 간과하고 관리에 소홀했던 안일함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