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쿼터제로 韓·美 모두 피해 우려"
찰스 프리먼 미국상공회의소 상임부회장(사진)이 최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결과를 두고 “실망스럽다”며 혹평했다. 한국이 미국에서 25%의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 수출량을 30% 줄이도록 한 조치가 양국 기업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프리먼 부회장은 11일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철강 수입규제 등의 변화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며 “자유무역 정신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프리먼 부회장은 2000년대 중반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중국 협상을 책임진 통상 전문가다.

프리먼 부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위해 수입 철강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는데 그런 식이라면 가까운 동맹국인 한국에 세금을 부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공격적인 관세 부과가 중장기적으로 미국 기업에도 손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재계의 주요 인사까지 철강 수입 규제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한·미 FTA 개정협상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철강 쿼터(수입량 할당)에 대해 “다자간 통상 규범의 틀을 깨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