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온라인 쇼핑몰 업체가 한국 사업 기반을 넓히기 위해 2년 전 매입했던 코스닥시장 상장사 바이오빌 주식 대부분을 처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합성수지용 착색제 제조업체인 바이오빌은 이 회사 2대 주주인 장웨이 중국 구표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네 차례에 걸쳐 보유 주식 214만여 주를 103억여원에 장내 매도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주당 매각가는 4704~4934원이다. 장 회장의 바이오빌 지분율은 종전 11.99%에서 0.36%로 급감했다. 바이오빌의 최대주주는 투자조합인 폴루스1호조합이다.

'한류 수출 교두보' 삼겠다더니… 바이오빌 주식 처분하는 中기업
장 회장은 2016년 4월 바이오빌(당시 사명 케이에스씨비)의 1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당시 이 회사 대표였던 백성현 씨와 코스닥 상장사 젬백스앤카엘(현 젬백스)에 이어 3대 주주가 됐다. 바이오빌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만드는 한국줄기세포뱅크와 화장품 업체 삼성메디코스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구표그룹 측은 증자에 참여하면서 “바이오빌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기업인 젬백스와도 긴밀히 협력해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한국 제품을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에 본사가 있는 구표그룹은 여행사와 온라인 쇼핑몰(한류무역)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14년 제주도에 있는 제주뉴코리아리조트를 인수해 중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숙박·여행사업도 하고 있다.

그러나 구표그룹과 바이오빌 간 협력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바이오빌 관계자는 “유통망 확대 등을 위한 두 회사 간 협의가 이렇다 할 진척 없이 흐지부지됐다”며 “백 전 대표와 젬백스가 지난해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서 폴루스1호조합이 최대주주가 된 뒤로는 협력 관계가 사실상 끊어졌다”고 말했다.

폴루스1호조합이 최대주주가 된 후 바이오빌 주가는 내리막을 탔다. 지난해 1월16일 7890원까지 올랐던 이 회사 주가는 이후 하락을 거듭해 이날 4235원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주가 하락률은 46.32%다. 바이오빌은 2016년 105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252억원의 적자를 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분율이 10%가 넘는 주요 주주가 보유 주식을 처분할 때는 시간외 대량 매매(블록딜)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아 블록딜 상대를 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