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자영업자 대출은 계속 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월 말 개인사업자(자영업자) 은행 대출 잔액은 295조6000억원으로 한 달 새 2조9000억원 늘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11월(3조2000억원) 이후 최대다.

올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증가액은 6조8000억원이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에는 일부 은행이 전략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한 영향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분기 말 영업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 등 자영업자 대출 영업을 활발하게 했다”며 “지난해부터 자영업자 대출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해석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대출을 받을 뿐 아니라 사업자 개인 자격으로 가계대출을 받기도 한다.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하면서 돈줄이 막히자 사업자 명의 대출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자영업자의 부채 상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신용카드 매출 정보 활용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