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지역 아루나찰프라데시 인도군 순찰에 中 항의
'3천488㎞ 실질통제선' 갈등에 전문가들 "관계개선 어렵다"
정상회담 앞둔 중국-인도 또 국경 두고 '티격태격'
국경 문제로 수십 년간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온 인도와 중국이 오는 6월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양국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중국 방문 준비를 위한 실무접촉 과정에서 접경지역인 아루나찰 프라데시(중국명 짱난<藏南>)를 두고 양국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6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도 예정돼 있다.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양국은 수차례 고위급 실무회의를 진행해왔으며 이달 말에는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과 니르말라 시타라만 국방장관이 SCO 장관회의 참석차 중국을 찾을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국경 문제 논의를 위한 양국 실무회의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대표단이 아루나찰프라데시 지역에 대한 인도군의 순찰에 강력히 항의했다.

양국은 국경 갈등으로 1962년 전쟁을 치렀고 20차례에 걸쳐 국경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국경을 획정하지 못한 채 3천488㎞에 이르는 실질통제선(LAC)을 설정하고 사실상 이를 국경으로 사용하고 있다.

중국은 인도가 통치하는 아루나찰프라데시 주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반면 인도는 중국이 통치하는 카슈미르 악사이친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급기야 지난해 6월에는 인도-중국-부탄 3국 국경이 만나는 히말라야 국경지대 도클람(중국명 둥랑<洞朗>)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도로건설을 시작하자 인도가 중국 영토가 아니라고 항의해 양국 무장병력이 73일간 대치하기도 했다.
정상회담 앞둔 중국-인도 또 국경 두고 '티격태격'
양국 전문가들은 실질통제선에 대한 공통된 합의가 없는 한 접경지역의 긴장과 그에 따른 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지는 않으리라고 관측했다.

뉴델리 싱크탱크 소속 라지브 란잔 차투르베디는 "실질통제선에 관한 인식차는 널리 인정되고 있다.

양국 군은 각자가 실질통제선이라고 여기는 지역까지 순찰하고 있다"며 "양국 지도자들 간에 정치적 공감대가 있는 한(국경분쟁에 관한) 문제들은 제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국제문제연구원의 류쭝이 선임연구원도 "모디 총리도 언급했지만 지난 40년간 들끓은 분쟁에도 양국 국경에서는 단 한 알의 총알도 발사된 적이 없다.

이는 장기적인 문제이고 양측 모두 관계 개선을 원하는 만큼 핵심은 양측이 어떻게 분쟁을 제어할 것이냐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일각에서는 인도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로 인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어 양국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건설 계획으로 파키스탄의 앙숙인 인도를 자극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인도가 뒷마당으로 여기는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몰디브 등과의 협력도 강화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상하이 사회과학원의 국제관계연구소의 후즈융 연구원은 "인도는 남아시아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커지는 데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양측의 전략적 불신이 깊어 모디 정부의 외교정책 의제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상위에 있을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