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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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낙수 효과가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경제 질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수의과대학에서 열린 '제16회 스코필드 박사 추모 기념식' 특별 강연에서 "과거 한국만큼 낙수효과가 잘 작용한 나라가 없었으나 오늘날과 같은 환경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한 기업들이 있지만, 다른 산업으로 (성과가) 확산하는 효과가 과거보다 굉장히 약해졌다"며 "기업들의 성과가 고립된 '성'으로 점점 변해가는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 집단이 성과를 내기까지 많은 분의 헌신이 있었고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런데도 대기업 집단이 경제적 힘을 남용해 중소기업과 젊은 세대의 기회를 박탈하지는 않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오늘날 학생들이 겪는 고통은 나와 같은 선배, 부모님 세대의 잘못이다, 미안하다"며 "이 자리에 있는 여러 학생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경제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의 핵심 추진 과제로 대기업 집단의 경제력 남용 방지와 대·중소기업 사이 공정한 거래 기반 조성, 혁신경쟁 촉진, 소비자 권익 보호 등을 꼽았다.

그는 "젊은이들이 가진 창의력과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운동장을 만드는 것이 우리 세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은 일제강점기 때 한국의 독립 운동을 세계에 알리고 서울대 수의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한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한국명 석호필) 박사의 서거 48주기를 기리는 기념식의 하나로 열렸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