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매각 절차 밟는 법정관리 골프장… 인수후보-기존 회원 갈등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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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리솜리조트 인수 추진
일반회원 채무 50%만 변제키로
퍼블릭 골프장 전환하는 양평TPC
회원 채무 절반 10년 분할상환
회원들 "변제금 줄이려는 꼼수"
인수 기업 "경영 정상화가 우선"
일반회원 채무 50%만 변제키로
퍼블릭 골프장 전환하는 양평TPC
회원 채무 절반 10년 분할상환
회원들 "변제금 줄이려는 꼼수"
인수 기업 "경영 정상화가 우선"
▶마켓인사이트 4월12일 오후 4시 48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골프장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기존 회원과 인수후보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회원들은 인수후보가 법정관리의 허점을 이용해 자신들이 받아야 할 변제금을 줄이거나 대중제(퍼플릭)골프장 전환 등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수후보들은 골프장 정상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희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리조트 및 골프장 업체 리솜리조트 매각을 두고 최근 인수자로 낙점된 호반건설과 회원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리솜리조트는 ‘가계약 후 경쟁입찰(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매각이 추진돼 호반건설이 2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문제는 2500억원 중 1450억원을 노후 시설 보수와 신규 설비 투자에 쓰고 나머지 1050억원만 회원 변제금으로 쓰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이렇게 되면 담보 채권자인 농협은행 등은 전체 채무의 70%가량을 즉시 변제받지만 일반 회원은 50%만 변제받을 수 있다. 변제 시기도 호반건설 인수 후 20년 뒤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회원들은 “리솜리조트 매각이 호반건설에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반발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스토킹호스 방식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고 지적했다. 호반건설과 가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인수금액을 채무 변제와 시설 보수비용으로 나누기로 본계약 입찰 조건을 작성했다. 경쟁사들에 비해 리조트 운영 경험이 부족한 호반건설이 자금력을 앞세우기 위해 묘수를 쓴 것으로 평가됐다. 결국 지난 2월 이뤄진 리솜리조트 본입찰에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본입찰 참여를 검토했던 한 회사 관계자는 “노하우를 활용해 호반건설보다 적은 비용으로 리조트를 살리는 대신 변제금액을 높일 생각이었지만 입찰 조건 때문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리솜리조트는 골프존 등 인수후보군이 많았던 만큼 일반적인 공개 경쟁 방식으로 했어도 매각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평TPC는 기존 대주주가 골프장을 퍼블릭으로 전환하는 데 기업회생절차를 악용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양평TPC는 경영 악화에 책임이 있는 운영업체 대지개발이 골프장 경영을 그대로 맡는 존속형 법정관리 중이다.
대지개발은 법정관리 시작 전 유안타증권에서 600억원을 대출받아 우리은행에 150억원을 갚고 남은 자금으로 회원들이 보유한 채권 820억원 중 절반가량을 먼저 변제하기로 했다. 나머지 채무 410억원은 10년에 걸쳐 분할상환하기로 했다. 문제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고 410억원을 10년 동안 상환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실제 상환율은 75~80%에 불과하다는 게 회원들의 주장이다. 존속형 법정관리가 아니라 매각을 추진했다면 변제 비율이 더 높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양평TPC의 매각 금액은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원들에게는 변제율이 가장 중요하지만 골프장이나 인수자로서는 경영 정상화가 우선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있다”며 “한쪽이 지나치게 무시돼서는 곤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스토킹 호스
가계약 후 경쟁입찰. 예비인수자와 가계약을 체결한 뒤 경쟁입찰을 하는 인수합병 방식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입찰 참여자가 있으면 가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단, 해지 전에 예비인수자에게 입찰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준다.
이동훈/이지훈 기자 leedh@hankyung.com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골프장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기존 회원과 인수후보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회원들은 인수후보가 법정관리의 허점을 이용해 자신들이 받아야 할 변제금을 줄이거나 대중제(퍼플릭)골프장 전환 등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수후보들은 골프장 정상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희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리조트 및 골프장 업체 리솜리조트 매각을 두고 최근 인수자로 낙점된 호반건설과 회원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리솜리조트는 ‘가계약 후 경쟁입찰(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매각이 추진돼 호반건설이 2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문제는 2500억원 중 1450억원을 노후 시설 보수와 신규 설비 투자에 쓰고 나머지 1050억원만 회원 변제금으로 쓰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이렇게 되면 담보 채권자인 농협은행 등은 전체 채무의 70%가량을 즉시 변제받지만 일반 회원은 50%만 변제받을 수 있다. 변제 시기도 호반건설 인수 후 20년 뒤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회원들은 “리솜리조트 매각이 호반건설에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반발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스토킹호스 방식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고 지적했다. 호반건설과 가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인수금액을 채무 변제와 시설 보수비용으로 나누기로 본계약 입찰 조건을 작성했다. 경쟁사들에 비해 리조트 운영 경험이 부족한 호반건설이 자금력을 앞세우기 위해 묘수를 쓴 것으로 평가됐다. 결국 지난 2월 이뤄진 리솜리조트 본입찰에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본입찰 참여를 검토했던 한 회사 관계자는 “노하우를 활용해 호반건설보다 적은 비용으로 리조트를 살리는 대신 변제금액을 높일 생각이었지만 입찰 조건 때문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리솜리조트는 골프존 등 인수후보군이 많았던 만큼 일반적인 공개 경쟁 방식으로 했어도 매각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평TPC는 기존 대주주가 골프장을 퍼블릭으로 전환하는 데 기업회생절차를 악용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양평TPC는 경영 악화에 책임이 있는 운영업체 대지개발이 골프장 경영을 그대로 맡는 존속형 법정관리 중이다.
대지개발은 법정관리 시작 전 유안타증권에서 600억원을 대출받아 우리은행에 150억원을 갚고 남은 자금으로 회원들이 보유한 채권 820억원 중 절반가량을 먼저 변제하기로 했다. 나머지 채무 410억원은 10년에 걸쳐 분할상환하기로 했다. 문제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고 410억원을 10년 동안 상환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실제 상환율은 75~80%에 불과하다는 게 회원들의 주장이다. 존속형 법정관리가 아니라 매각을 추진했다면 변제 비율이 더 높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양평TPC의 매각 금액은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원들에게는 변제율이 가장 중요하지만 골프장이나 인수자로서는 경영 정상화가 우선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있다”며 “한쪽이 지나치게 무시돼서는 곤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스토킹 호스
가계약 후 경쟁입찰. 예비인수자와 가계약을 체결한 뒤 경쟁입찰을 하는 인수합병 방식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입찰 참여자가 있으면 가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단, 해지 전에 예비인수자에게 입찰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준다.
이동훈/이지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