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재무제표에 연구개발(R&D)비용을 자산으로 인식한 정도가 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오기업 10곳의 회계감리에 착수했다. 올 들어 바이오업계의 R&D비용 회계처리 관행에 대해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바이오주는 크게 출렁였다. 바이오주가 한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시가총액 기준)이 지난 1~2년 새 급격히 커지면서 회계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증시 전체가 받는 충격도 커지고 있다. 감리 결과에 따라 바이오주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칼 빼든 금감원
박권추 금감원 회계전문심의위원은 12일 ‘2018년 회계감리업무 운영계획’을 발표하면서 “바이오기업의 지난해 감사보고서 등을 분석해 10곳의 감리 대상 기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R&D비용을 자산으로 인식한 비중이 큰 기업 △R&D비용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시점을 지나치게 앞당겨 잡은 기업 △사업 실패 시 손상처리가 미흡한 기업 등이 포함됐다.
한국이 채택한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개발 중인 기술의 실현 가능성’ ‘미래에 창출할 경제성’ 등을 따져 R&D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다. 요건에 맞지 않으면 R&D비용을 자산이 아니라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바이오기업이 이들 요건을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해석해 R&D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감리대상으로 선정된 10곳엔 셀트리온과 차바이오텍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R&D비용은 2270억원으로, 이 중 74.4%인 1688억원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했다. 차바이오텍은 R&D비용 74억6000만원 중 53억원(71%)을 자산으로 잡았다. 박 위원은 “바이오기업들이 자산으로 잡은 R&D비용이 신약 개발 실패 등의 이유로 한꺼번에 손실 처리되면 실적이 급격히 악화돼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감리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에 미칠 영향은
코스닥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주요 바이오주가 포함된 제약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말 17.2%에서 작년 말 20.1%로 높아졌다. 올 들어선 최근 바이오 ‘대장주’에 등극한 유가증권시장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코스닥시장의 보톡스 관련주 메디톡스·휴젤, 항암 신약 개발주 에이치엘비 등이 돌아가면서 급등해 화제를 모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시총 3위)는 올해 52.29% 올라 시총 10위권 종목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메디톡스와 에이치엘비의 상승률은 각각 49.68%, 138.55%에 달한다.
바이오주의 증시 영향력이 커진 가운데 몇몇 종목은 회계 논란에 휩싸이면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독일계 증권사 도이치뱅크는 셀트리온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2017년 별도 기준 62.4%)이 높은 것은 R&D에 들어간 돈 대부분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산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1월19일 내놨다. 도이치뱅크는 이 회사가 다국적 제약사들처럼 R&D비용의 80%를 비용으로 인식하면 영업이익률이 30% 중반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여파로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던 셀트리온은 당시 10.93%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도 2.03% 조정받았다.
차바이오그룹 계열의 코스닥 상장사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무형자산으로 분류한 R&D비용 가운데 일부를 비용 처리해야 하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달 22일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통보받았다. 차바이오텍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지난달 23일 이후 30.57% 급락했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지난 2월 이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실적 안정성이 떨어지는 바이오주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라며 “바이오 기업 감리 결과가 안 좋게 나오면 코스닥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회계감리
기업의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금융감독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재무제표를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금감원은 주기적으로 상장사 재무제표를 살펴보는 ‘심사감리’를 진행한다. 심사감리에서 특이사항이 있으면 ‘정밀감리’를, 외부 제보가 들어오면 ‘혐의감리’를 벌인다.
중국발(發) '딥시크 포비아'로 인해 국내 주요 정부부처가 '딥시크 금지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중국과 통상 마찰이 빚어질 경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외교부, 국방부, 통일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부처는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 접속을 차단했고, 기획재정부는 차단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금융권도 잇달아 딥시크 차단 대열에 합류했다. 딥시크 금지령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는 건 정보 유출 가능성 때문이다. 딥시크는 사용자의 이름, 생년월일은 물론 키보드 입력 패턴과 리듬 등 다양한 개인정보를 수집,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하는 만큼 보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무역 마찰시 암호화폐 투심 위축앞서 지난주 암호화폐 시장은 딥시크 쇼크로 한 차례 급락을 겪은 바 있다. 딥시크가 '저비용 고성능' AI 모델로 부각되면서 엔비디아 등 미 기술주가 폭락, 미 증시와 커플링(동조화)이 높아진 암호화폐 시장도 직격탄을 맞은 것. 다만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 미 증시가 폭락한 건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동결하고 일본이 금리를 2배로 인상한 상황에서 딥시크가 등장하며 발생한 복합적인 현상"이라며 "딥시크와 비트코인 간 직접적 연결성을 찾기는 어려운 만큼 (급락이) 딥시크에만 기인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정부 차원의 딥시크 접속 차단이 통상 분쟁으로 번질 경우다. 중국은 외국 기업의 자국 기술 차단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2019년 미국의 화웨이 제재 당시 중국이 일부 미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암호화폐) 산업을 국가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도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할 때가 됐다”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 포럼'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이날 축사를 맡은 강 의원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규모는 시가총액으로 약 110조원에 달하며, 이용자 수가 800만 명에 달한다"면서 "다만 여전히 불공정 거래 행위가 있고, 이용자 피해 발생 예방과 구제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가상자산 관련 입법 속도…국내도 빠른 입법 요구돼"이어진 발제에서는 미국의 가상자산 산업 현황과 이와 관련된 미국의 목적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장은 "바이든 정부와 트럼프 정부는 달러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공통의 목적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 방식에서 트럼프 정부는 보다 과감한 전략을 택한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러 패권을 강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되는 가상자산) 시장 확장과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 역시 트럼프 정부의 달러 패권 강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자연스레 달러의 패권은 강화되는 구조"라며 "미국은 지난 4일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연방 정부 차원에서 발의하고 키워나가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 자산화 역시 주 단위와 연방 단위에서 법안들이 빠르게 만들어
메리츠금융지주가 지난해 2조3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3334억원으로 전년 대비 9.79% 증가했다고 6일 공시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46조5745억원으로 20.4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조1889억원으로 8.71% 증가했다.자회사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548억원을 기록하며 증권사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7% 증가한 1조548억원으로 집계됐다.같은 기간 매출액은 34조7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7% 감소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18.0% 늘어난 6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 총계는 13.2% 늘어난 6조9041억원으로 7조원을 눈앞에 뒀다. 메리츠증권은 공시를 통해 "매출액 감소는 파생상품 평가 및 거래이익 감소 영향"이라고 설명했다.자회사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조71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9.3% 증가한 수준이다. 이 기간 매출액은 6.6% 증가한 11조6532억원을, 영업이익은 9% 늘어난 2조2973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메리츠화재는 공시를 통해 "보험영업이익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메리츠금융은 이날 이사회에서 보통주 1주당 1350원의 현금배당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2400억원이다. 메리츠금융은 오는 19일 국내외 주주와 투자 관계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경영실적 및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사항 등에 대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을 진행할 예정이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