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시장이 12일 서울시장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경선이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다. 오는 18~20일 열리는 서울시장 경선에서 박 시장은 도전자인 박영선·우상호 의원과 민주당 후보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인다.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간 결선투표를 통해 서울시장 후보가 최종 결정된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토목의 강을 파고 불통의 벽을 쌓을 때 저는 ‘내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제 6년이 지나 ‘사람이 먼저다’를 실천하는 문재인 정부가 있다. 보통 사람들이 행복한 서울, 그 10년 혁명을 완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10년 혁명’을 기치로 내세운 것은 3선 도전을 비판하는 당내 예비주자들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란 관측이다.

박 시장은 2011년 취임 이후 주요 성과로 친환경 무상급식, 시립대 반값등록금, 채무 8조원 감축과 12만 호 임대주택 공급, 국공립어린이집 30% 달성 등을 내세웠다. 새로운 공약으로는 영유아 보육과 초등생 방과 후 돌봄공공책임제,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유급병가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미래기금 등을 제시했다. 2022년까지 전기자동차 8만 대 이상 보급과 ‘천 개의 숲, 만 개의 산책길’ 조성을 미세먼지 대책으로 내놨다. 박 시장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논란과 관련, “금감원장으로서 역량과 자질이 충분한 사람이라고 본다. 지나친 정치공세는 부적절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여론조사 1위인 박 시장의 출마로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이 결선투표까지 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 시장 측은 여론조사 우위를 바탕으로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로 끝내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박·우 의원은 2차 결선투표 뒤집기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각종 서울시장 민주당 후보 여론조사에서 박 의원이 2위, 우 의원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 후보는 결선에 진출하는 후보에게 3위 후보 측이 지원사격을 해주면 ‘역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우 의원은 박 시장의 정체성을 파고들며 견제에 나섰다. 박 의원은 “2011년 박 시장과 한 번 겨룬 사람으로 그 당시에는 무소속이었는데 오늘은 당사에서 출마 선언하신다니 일단 환영한다”고 꼬집었다. 우 의원은 “서울지역 당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박 시장이 권리당원들한테는 인기가 없구나 하는 느낌이었다”며 “그런 점을 자신도 잘 알기 때문에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평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은 권리당원과 일반 시민 여론조사를 절반씩 반영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