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위비협정은 주둔비용에 관한 것" 난색…"액수 간극 크다"
당국자 "사드기지 보수·유지 비용 분담 고려 가능"…논란 가능성
美, 방위비분담협상서 '전략자산 전개비용' 분담 요구
미국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과정에서 미군의 대(對) 한국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한국 측이 분담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략자산은 미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핵추진 항공모함이나 원자력 잠수함, 장거리 전략 폭격기 B-1B와 B-52 등을 의미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13일 제주에서 지난 11∼12일 진행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2차 회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협의 과정에서 전략자산 전개 비용 문제가 미측에 의해 거론됐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본 입장은 방위비 분담 협정은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에 관한 것이라는 것"이라며 우리 측은 방위비 협의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결국 미국은 한국에 대한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 하에, 그 액수를 반영한 총액을 요구했고, 우리 정부는 전략자산 전개비용의 경우 방위비 분담의 취지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수용키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美, 방위비분담협상서 '전략자산 전개비용' 분담 요구
양측은 지난달 하와이에서 열린 1차 회의에 이어 이번까지 2차례 걸친 협상에서 총 분담액의 규모(액수)에 대해 의견 교환을 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좁혀야 될 간극이 크다"고 언급, 양측이 생각하는 분담금 규모에 대한 인식이 큰 차이가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미측이 전략자산 전개 비용 전부를 우리 측이 부담하라고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또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비용 부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사드 기지가 일단 한국에 세워진 이상 그 기지의 보수·유지의 경우 우리 방위비 분담금에 '군수지원' 파트가 있으니 그에 해당하면 고려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미 합의에 의하면 사드가 미군의 자산인 만큼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한국이 부지 및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배치 및 운영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종전 설명이었다.

때문에 사드 기지의 보수 및 유지 비용 분담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외교부 당국자 발언은 기존 정부 설명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야기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양국은 내달 중순 미국 워싱턴에서 3차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美, 방위비분담협상서 '전략자산 전개비용' 분담 요구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회의와 관련, "양측은 1차 회의에 이어 양측이 제안한 안에 대해서 계속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며 "이틀째(12일) 오후에는 소그룹 협의를 통해서 제도 운영과 관련한 기술적 사안에 대해 세부 검토를 진행하고, 상호 수용 가능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틀간 오전·오후 세션으로 나눠 총 4차례 진행한 협의에서 "1차 때 서로 입장을 교환하면서 상대방 설명이 필요하다는 부분이 있었고, 우리측 기여가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 저쪽(미측)에서 충분히 인식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총액 등 핵심 사안에 대해 한미 양측은 향후 협의 과정에서 좀 더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며 "다음부터는 협정 문안에 대해서도 협의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측 협상대표는 이번 회차 협상 개시 전날인 지난 10일 평택의 주한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시찰한 뒤 한국이 한미동맹 측면에서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데 대해 인정하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소개했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을 말한다.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 비용,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쓰인다.

양국은 1991년 제1차 협정을 시작으로 총 9차례 특별협정을 맺었으며, 2014년 타결된 제9차 협정은 오는 12월31일로 마감되기에 2019년 이후분에 대해 연내에 타결을 봐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