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 출신 극단주의자…종교경찰 이끌며 여성 성노예화

수백 명의 여성을 성노예로 학대한 이슬람 급진주의자에 대한 재판이 최근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시작됐다.

전쟁범죄나 인류에 대한 범죄를 처벌하는 ICC가 여성을 성노예화한 사건을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외신은 보도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알 하산 마무드라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신병이 이달 초 서아프리카 말리에서 ICC로 인계됐다.



지난해 말리에서 프랑스군에 체포된 마무드는 6년 전 말리의 팀북투에서 빚어진 여러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슬람 급진주의자와 지역 반군들은 2012년 팀북투를 장악한 뒤 현지 여성들을 심하게 억압했다.

이슬람 전통 복장인 부르카만 입게 했고 학교에 가는 것도 금지했다.

특히 마무드는 고문, 강제 결혼 개입 등은 물론 여성들을 지속해서 성폭행하고 성노예로 만들었다고 ICC는 설명했다.

마무드는 현지에서 종교 경찰대를 이끌었다.

ICC가 성학대를 이유로 재판에 피고인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비슷한 예로 다른 피의자가 입건된 적이 한 차례 있었지만 재판까지 열리지는 않았다.

여성인권 시민단체 운동가인 멀린다 리드는 "이번 마무드 재판 건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성범죄 등과 관련해 앞으로 재판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파투 벤수다 ICC 수석 검사도 "마무드에 대한 재판이 인간의 양심에 충격을 주는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재판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마무드는 자신에 대한 혐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유치장의 구금 상황이 열악하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ICC는 오는 9월 마무드에 대한 혐의를 확정하기 위한 심리를 열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