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엄마 역할… 어색함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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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개봉 영화 '당신의 부탁'의 임수정
“서른여덟에 처음으로 엄마 역할을 하게 됐어요. 주변을 둘러보면 친구들은 물론 동생들까지 다 아이가 있어요. 그래서 엄마 역할이 어색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오는 19일 개봉하는 영화 ‘당신의 부탁’(감독 이동은)에서 데뷔 17년 만에 엄마 역을 처음 맡은 배우 임수정(38)의 말이다. 임수정은 2년 전 사고로 죽은 남편이 전 부인과의 사이에 둔 16살 아들 종욱(윤찬영)을 홀로 키우는 효진 역을 연기했다.
“효진이는 남편이 죽고 나서부터 삶이 재미없고 공허함과 외로움을 느끼는 인물이에요. 무료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 종욱이 엄마가 돼 달라는 시동생의 부탁을 받고 인생에서 가장 큰 결심을 하게 되죠. 겉보기엔 대책 없이 덜컥 지른 것 같지만 그것도 다 효진의 심리상태 연장선에 있는 거였어요.”
영화 속 임수정의 모습은 조금 낯설다. 내내 화장기가 거의 없는 민낯으로 등장하고, 의상도 평범 그 자체다. 표정에는 무기력하고 우울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옷만 봐도 효진이 전혀 신나 보이지 않죠. 하하. 무료한 일상이 반복되는 삶에 지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요. 효진의 표정도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작년에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를 끝내고 바로 촬영에 들어가서 피곤에 찌든 게 그대로 나타났죠.”
임수정은 “그래도 종욱이를 데리고 온 뒤 점점 밝아지고 생기를 찾아가는 효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들 역을 맡은 윤찬영(16)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실제로 스무 살 넘게 나이 차가 난다. “내가 데뷔한 해(2001년)에 찬영이가 태어났다는 얘기를 듣고는 정말 격세지감을 느꼈어요. 그래도 찬영이가 어른스러운 면이 있어서 연기하면서 나이 차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어요. 물론 찬영이는 내가 어렵겠지만 문자로 안부도 자주 주고받는 사이예요. 얼마 후 새로 작품에 들어간다고 해서 촬영장에 커피차를 보내줄 생각이에요.”
임수정은 그동안 드라마, 상업영화, 독립영화를 가리지 않고 활동해왔다. 그는 “여배우가 연기할 수 있는 여성 캐릭터가 정말 제한적인데 한국 영화계에서 남녀 캐릭터의 균형이 맞춰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며 “하지만 조금씩이라도 계속 목소리를 낸다면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지난해 출연한 영화 ‘더 테이블’은 누적 관객수 10만 명을 돌파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임수정은 “다양성 영화를 통해 상업영화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카타스시스를 느꼈다”고 말했다.
또 “몇 년 전부터 크고 작은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맡기 시작하면서 다양성 영화를 많이 접하게 됐다”며 “한국 영화의 힘은 바로 그 다양성에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임수정은 “연기 외에도 다양한 것을 기획해보고 싶다”며 “시간이 좀 더 흐른 뒤 내 이름을 내건 토크쇼를 해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이은진 한경텐아시아 기자 dms3573@tenasia.co.kr
오는 19일 개봉하는 영화 ‘당신의 부탁’(감독 이동은)에서 데뷔 17년 만에 엄마 역을 처음 맡은 배우 임수정(38)의 말이다. 임수정은 2년 전 사고로 죽은 남편이 전 부인과의 사이에 둔 16살 아들 종욱(윤찬영)을 홀로 키우는 효진 역을 연기했다.
“효진이는 남편이 죽고 나서부터 삶이 재미없고 공허함과 외로움을 느끼는 인물이에요. 무료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 종욱이 엄마가 돼 달라는 시동생의 부탁을 받고 인생에서 가장 큰 결심을 하게 되죠. 겉보기엔 대책 없이 덜컥 지른 것 같지만 그것도 다 효진의 심리상태 연장선에 있는 거였어요.”
영화 속 임수정의 모습은 조금 낯설다. 내내 화장기가 거의 없는 민낯으로 등장하고, 의상도 평범 그 자체다. 표정에는 무기력하고 우울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옷만 봐도 효진이 전혀 신나 보이지 않죠. 하하. 무료한 일상이 반복되는 삶에 지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요. 효진의 표정도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작년에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를 끝내고 바로 촬영에 들어가서 피곤에 찌든 게 그대로 나타났죠.”
임수정은 “그래도 종욱이를 데리고 온 뒤 점점 밝아지고 생기를 찾아가는 효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들 역을 맡은 윤찬영(16)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실제로 스무 살 넘게 나이 차가 난다. “내가 데뷔한 해(2001년)에 찬영이가 태어났다는 얘기를 듣고는 정말 격세지감을 느꼈어요. 그래도 찬영이가 어른스러운 면이 있어서 연기하면서 나이 차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어요. 물론 찬영이는 내가 어렵겠지만 문자로 안부도 자주 주고받는 사이예요. 얼마 후 새로 작품에 들어간다고 해서 촬영장에 커피차를 보내줄 생각이에요.”
임수정은 그동안 드라마, 상업영화, 독립영화를 가리지 않고 활동해왔다. 그는 “여배우가 연기할 수 있는 여성 캐릭터가 정말 제한적인데 한국 영화계에서 남녀 캐릭터의 균형이 맞춰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며 “하지만 조금씩이라도 계속 목소리를 낸다면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지난해 출연한 영화 ‘더 테이블’은 누적 관객수 10만 명을 돌파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임수정은 “다양성 영화를 통해 상업영화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카타스시스를 느꼈다”고 말했다.
또 “몇 년 전부터 크고 작은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맡기 시작하면서 다양성 영화를 많이 접하게 됐다”며 “한국 영화의 힘은 바로 그 다양성에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임수정은 “연기 외에도 다양한 것을 기획해보고 싶다”며 “시간이 좀 더 흐른 뒤 내 이름을 내건 토크쇼를 해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이은진 한경텐아시아 기자 dms3573@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