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영국, 프랑스와 함께 14일 새벽(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공습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주 반군 지역에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공격을 가한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AP 로이터 등 외신들은 이날 미국이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이용해 시리아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다마스쿠스에선 최소 여섯 차례의 큰 폭발이 발생했다.

외신들은 서방 국가들의 공습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시설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다마스쿠스 주변 연구시설과 홈스의 화학무기 저장 시설, 인근 사령부 등이다. 또 이날 공격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래 서방 국가가 행한 최대 규모 개입이라고 보도했다. 시리아 국영TV는 정부군이 대공 무기를 활용해 서방의 공습에 대응 중이며, 미사일 13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과 브리핑을 열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민간인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의 배후라는 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지난해 4월 공습보다 고강도 공습을 했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현재 공습은 종료됐고, 추가 공격 계획은 없다”며 “미래의 공격은 아사드가 화학무기를 사용 여하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던포드 합참의장은 “공습에 대해 러시아와 조율하지 않았으며 그들에게 미리 통보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백악관 연설에서 “조금 전 미군에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의 화학무기와 관련된 목표물에 정밀 타격을 시작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영국 군대와 합동작전이 지금 진행 중”이라며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은) 인간의 행동이 아닌 괴물의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다만 미국이 시리아에서 무기한 주둔을 모색하지는 않을 것이며 이슬람국가(IS)가 완전히 격퇴되면 철군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성명을 통해 시리아 공습을 확인했다. 메이 총리는 “이는 내전 개입이나 정권 교체에 관한 것이 아니다”며 “제한된 표적을 대상으로 한 이번 공격이 이 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키지는 않을 것이고 민간인 희생자를 막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는 자국 토네이도 전투기 4대가 공습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미국 영국과 함께하는 국제 동맹군 작전 일환으로 프랑스군에 시리아 개입을 명령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시리아 공습을 감행하면서 러시아가 반격에 나설지 주목된다.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는 그간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부인하면서 미국이 공격할 경우 미사일을 격추하는 한편 공격 원점을 타격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러시아 의회는 공습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범죄자다. 그를 현대사의 두번째 히틀러라고 불러도 좋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