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은 시리아 공습 지지 입장…"러-터키 협력 활성화에 합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저녁(모스크바 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시리아 영토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뒤의 시리아 주변 정세를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권을, 터키는 시리아 반군을 각각 지원하는 입장이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서방국들의 행동은 유엔 헌장, 국제법의 기본 규범과 원칙들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러시아와 터키 양국은 이번 공습과 관련,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의 실질적 진전을 지향하는 두 나라의 협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크렘린궁은 덧붙였다.

더 이상의 상세한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성명에서 "시리아에 대한 공격을 가장 심각한 방식으로 규탄한다"면서 "미국은 자신의 행동(군사공격)으로 시리아의 인도주의 재앙을 심화하고, 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며, 본질에서 테러리스트들을 비호하고, 이 국가와 역내 전체로부터의 새로운 난민 물결을 야기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도 없이, 유엔 헌장과 국제법 규범과 원칙을 위반하면서, 테러리즘과의 전쟁의 일선에 있는 주권국가에 대한 공격 행위가 자행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자국 이스탄불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영국·프랑스의 시리아 군사공격은 올바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은 "알아사드 정권에 의해 자행된 화학무기 공격을 대응 없이 내버려 두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시리아 정권에 대한 군사작전은 정당하고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통화하고 시리아 사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은 앞서 앙카라에서 행한 연설에서 시리아가 모두에게 안전한 나라가 될 때까지 터키군을 시리아에 계속 주둔시킬 것이라고 공표했다.

그러면서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을 지지하는 국가들의 정책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와 터키는 각각 시리아 정부와 반군을 지원하며 원칙적으로 시리아 내전 사태에 다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시리아 사태 해결 협상에서는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러시아와 터키는 이란과 함께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시리아 평화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푸틴-에르도안 전화로 서방 시리아 공습 논의… 푸틴 서방 비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