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글로벌 기업 87% "경영권·사업부 2년 이내 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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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 '1000대 기업 연구 보고서'…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
"4차 산업혁명 등 대비
사업 구조 개편 서둘러"
"4차 산업혁명 등 대비
사업 구조 개편 서둘러"
▶마켓인사이트 4월15일 오후2시45분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영권이나 사업부를 매각하려는 기업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발빠른 사업구조 변화가 시급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15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글로벌 회계·컨설팅회사 EY의 ‘1000대 기업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구조조정 필요성 등을 이유로 2년 안에 경영권이나 사업부를 매각할 의사가 있다는 곳이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 각각 90%에 육박했다. EY의 이번 설문조사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을 포함해 60개국의 글로벌 기업과 사모펀드(PEF) 총 1000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설문 대상 대부분(73%)이 상장사이며 연 매출 10억달러(약 1조690억원) 이상이 절반가량(54%)을 차지한다. ◆“사업 경쟁력 저하로 구조조정 필요”
조사 결과 ‘2년 내에 경영권 또는 사업부를 매각하겠다’는 답변이 87%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설문조사 때의 43%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2015년은 20%였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한국 기업 40개만 통계를 내면 ‘2년 내에 경영권 또는 사업부를 매각하겠다’는 답변이 86%로, 지난해 38%에 비해 역시 두 배 이상 많아졌다.
매각 이유를 묻는 질문(복수 답변)에는 글로벌 기업의 85%가 ‘사업 경쟁력이 저하돼 구조조정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잠재 인수자가 나왔기 때문’이란 답변(71%)이 두 번째로 많았고, 다음은 △외부환경 불확실성(47%)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43%) △기타(16%) 순이었다.
한국 기업들은 매각 이유로 ‘잠재 인수자가 나왔기 때문’(79%)을 가장 많이 꼽아 차이를 보였다. 구조조정 필요성이 66%로 다음 순이었다. 외부환경 불확실성(45%)과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41%)는 글로벌 기업과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신기술 발전이 기업 매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나’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대답한 글로벌 기업 비율이 지난해 55%에서 올해 74%로 증가했다. 한국 기업들의 답변도 38%에서 62%로 껑충 뛰었다. EY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등 빠른 기술 혁신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부나 기업이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빠르게 진행되는 산업구조 변화에 적응하겠다는 의지가 이번 설문에서 잘 드러났다”고 말했다. 풍부한 시중 자금을 바탕으로 사모펀드(PEF)의 투자 수요가 급증한 것도 M&A 시장을 활성화하는 요인으로 해석됐다. 최재원 EY한영 재무자문본부 전무는 “국내 기업들에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해외 M&A를 시도할 기회가 오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M&A에 상대적으로 소극적
EY는 첨단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전통적인 제약·금융·유통업체까지 국경과 업종의 경계를 뛰어넘는 글로벌 M&A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은 2014년 이세돌과의 바둑 대국으로 유명한 알파고 개발업체 영국 딥마인드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 상업용 채팅봇 서비스인 밴터까지 총 14개의 인공지능(AI) 업체를 사들였다. 프랑스 최대 제약사인 사노피는 올초 미국 바이오업체인 바이오베라티브를 인수했고,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는 대형 보험사 휴매나의 경영권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
반면 국내 대기업들은 SK그룹과 CJ그룹 정도를 제외하고는 기업 안팎의 사정으로 M&A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지주회사 규정,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운영 제약 등으로 인해 기업들이 경영권이나 사업부를 사고팔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하수정/정영효 기자 agatha77@hankyung.com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영권이나 사업부를 매각하려는 기업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발빠른 사업구조 변화가 시급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15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글로벌 회계·컨설팅회사 EY의 ‘1000대 기업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구조조정 필요성 등을 이유로 2년 안에 경영권이나 사업부를 매각할 의사가 있다는 곳이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 각각 90%에 육박했다. EY의 이번 설문조사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을 포함해 60개국의 글로벌 기업과 사모펀드(PEF) 총 1000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설문 대상 대부분(73%)이 상장사이며 연 매출 10억달러(약 1조690억원) 이상이 절반가량(54%)을 차지한다. ◆“사업 경쟁력 저하로 구조조정 필요”
조사 결과 ‘2년 내에 경영권 또는 사업부를 매각하겠다’는 답변이 87%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설문조사 때의 43%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2015년은 20%였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한국 기업 40개만 통계를 내면 ‘2년 내에 경영권 또는 사업부를 매각하겠다’는 답변이 86%로, 지난해 38%에 비해 역시 두 배 이상 많아졌다.
매각 이유를 묻는 질문(복수 답변)에는 글로벌 기업의 85%가 ‘사업 경쟁력이 저하돼 구조조정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잠재 인수자가 나왔기 때문’이란 답변(71%)이 두 번째로 많았고, 다음은 △외부환경 불확실성(47%)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43%) △기타(16%) 순이었다.
한국 기업들은 매각 이유로 ‘잠재 인수자가 나왔기 때문’(79%)을 가장 많이 꼽아 차이를 보였다. 구조조정 필요성이 66%로 다음 순이었다. 외부환경 불확실성(45%)과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41%)는 글로벌 기업과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신기술 발전이 기업 매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나’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대답한 글로벌 기업 비율이 지난해 55%에서 올해 74%로 증가했다. 한국 기업들의 답변도 38%에서 62%로 껑충 뛰었다. EY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등 빠른 기술 혁신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부나 기업이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빠르게 진행되는 산업구조 변화에 적응하겠다는 의지가 이번 설문에서 잘 드러났다”고 말했다. 풍부한 시중 자금을 바탕으로 사모펀드(PEF)의 투자 수요가 급증한 것도 M&A 시장을 활성화하는 요인으로 해석됐다. 최재원 EY한영 재무자문본부 전무는 “국내 기업들에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해외 M&A를 시도할 기회가 오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M&A에 상대적으로 소극적
EY는 첨단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전통적인 제약·금융·유통업체까지 국경과 업종의 경계를 뛰어넘는 글로벌 M&A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은 2014년 이세돌과의 바둑 대국으로 유명한 알파고 개발업체 영국 딥마인드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 상업용 채팅봇 서비스인 밴터까지 총 14개의 인공지능(AI) 업체를 사들였다. 프랑스 최대 제약사인 사노피는 올초 미국 바이오업체인 바이오베라티브를 인수했고,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는 대형 보험사 휴매나의 경영권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
반면 국내 대기업들은 SK그룹과 CJ그룹 정도를 제외하고는 기업 안팎의 사정으로 M&A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지주회사 규정,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운영 제약 등으로 인해 기업들이 경영권이나 사업부를 사고팔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하수정/정영효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