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렉트릭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변압기공장을 사들인다. 미국 정부가 수입 변압기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도 인수에 나선 배경이다.

현대일렉트릭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미국 앨라배마 변압기 생산법인 지분 100%를 309억원에 인수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앨라배마법인은 2010년 현대중공업이 한국 업계 최초로 미국에 설립한 생산공장이다. 연간 변압기 80대를 생산할 수 있는 1만4000메가볼트암페어(MVA) 규모의 설비를 갖췄다.

현대일렉트릭은 350억원을 추가 투자해 생산공장을 스마트화할 계획이다. 생산 공정 자동화와 실시간 공정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생산 능력을 60% 이상 늘려 2021년까지 매출 2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앨라배마법인은 지난해 매출 1억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전력시장 조사기관인 굴든리포트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변압기 부문에서 미국(12.7%)은 중국(34.6%)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현대일렉트릭은 이번 인수를 통해 앨라배마법인을 비롯 불가리아와 중국 등 주요 전력시장에 세 개의 생산 자회사를 보유하게 됐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앨라배마법인 생산시설 증설을 통해 미국 정부의 반덤핑 관세 부과 등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