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각종 의혹으로 향후 거취가 불분명한 가운데서도 금융업권별 대표들과 간담회를 잡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금감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이라도 업무에 충실하겠다는 게 공식적인 이유지만 금감원발(發) 뉴스를 쏟아내 자신에게 집중된 세간의 시선을 분산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원장은 지난 2일 취임한 직후 숨가쁘게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김 원장의 19대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과 출장에 동행한 인턴비서의 초고속 승진 논란이 시작되던 때다. 김 원장은 취임 후 첫 외부 공식 일정으로 3일 서울 마포구의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서울 핀테크 랩(LAB)’ 개관식에 참석해 참여연대 시절 인연을 맺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났다. 5일에는 역시 참여연대에서 함께 일했던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금융권 내 성차별 관행을 없애는 데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10일부터는 업권별 대표들과 간담회를 이어갔다. 10일에는 증권사 대표들과, 13일에는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만났다. 16일에는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할 예정이며, 17일에는 베트남 재무부 장관과의 면담이 잡혀 있다.

이에 대해 한 금융회사 임원은 “갑자기 공식 일정이 많아진 것은 김 원장 본인에게 집중된 이슈를 물타기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김 원장 지키기’에 나섰다. 금감원은 15일 보도자료 7건을 내놨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어떻게든 다른 뉴스를 생산해 김 원장에게 집중된 뉴스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금감원 내부에 있다”고 털어놨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