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공습 당일 현장공개… "화학무기시설" 서방 주장에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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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다마스쿠스 연구소 외신에 공개…"화학무기 있었다면 여기 오지도 못해"
미 언론 "UN 보고서에서 북한인 체류시설로 언급"…OPCW, 화학공격 의혹 현장조사 시작
"이곳에 화학무기가 있었다면, 여러분과 저는 지금 여기 서 있을 수도 없을 겁니다"
14일(다마스쿠스) 오후 다마스쿠스 외곽 바르제(바르자)의 무너진 연구소 건물 옆에서 연구소 소속 엔지니어 사이드 사이드는 외신 취재진에 서방의 공습 목표물이 된 시설물이 의약품·독성연구소였다고 주장했다.
사이드는 파괴한 건물이 의약품과 화학물질 독성연구를 하는 시설이며, 자신은 페인트·합성수지부서 책임자였다고 밝혔다.
이 건물은 미국·영국·프랑스가 공습 목표물로 공개한 3곳 가운데 '다마스쿠스 소재 화학무기연구시설'로 밝힌 곳이다.
시리아정부는 공습 당일 오후 미사일 공격으로 건물이 전파된 현장을 프랑스의 AFP와 중국의 신화통신 등 다마스쿠스 주재 외신에 전격 공개했다.
화학무기가 없었다는 점을 드러내려는 의도다.
취재진 앞에 나선 사이드에 따르면 이 연구소는 화학물질의 인체 유해성을 연구하는 '독성연구소'에 해당하는 시설이다.
전갈독과 뱀독 해독제 연구, 식품 첨가물과 생활용품·장난감의 유해성 분석 등 화학·독성연구를 수행했다고 한다. 이 시설에 화학무기가 있었다면 공습으로 건물이 파괴될 때 누출돼 주변을 오염시켰을 것이므로 주변 일대에 사람이 접근할 수 없다.
지난달 영국 솔즈베리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이 화학물질에 중독된 것으로 밝혀진 후 영국 재난당국이 일대를 봉쇄하고 방제작업을 한 것만 봐도 대기 중 노출된 화학무기의 파급력을 짐작할 수 있다.
사이드는 취재진에 "공습이 끝난 직후 5시 30분부터 내가 여기 있었는데, 기침도 안 한다"고 했다.
시리아정부가 언론에 폭격 현장을 당일 공개한 것에 비춰 이 시설에는 화학무기가 없었거나 공습 정보를 받아 미리 빼돌렸을 수 있다.
공습을 러시아에 예고하지 않았다는 미국의 설명과 달리, 아랍권 언론은 미국으로부터 공습 정보를 받은 러시아가 이를 시리아와 공유했고 시리아 친정부군은 병력을 철수시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시리아정부 측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지난 몇년 새 이 시설을 방문했고 화학무기가 없다고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사이드는 "OPCW는 이 건물 2층 사무실에서 작업을 하고 실험실도 썼다"면서 "OPCW는 이 시설에서 화학무기가 생산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보고서 2건을 발표했다" 말했다.
미국은 서부 도시 홈스의 목표물에는 화학무기가 보관돼 있다고 설명했지만, 다마스쿠스의 목표물과 관련 '화학무기 기반시설'이라고 지칭했다.
시리아정부는 이날 다마스쿠스 공습 현장만 공개했고, 홈스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르자 과학연구센터가 올해 초 공개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에서 '북한 출신 기술 고문들이 체류한 곳'으로 파악된 시설이라고 전했다. 한편 OPCW 조사단은 15일 다마스쿠스 동쪽의 옛 반군 거점 두마 구역의 화학공격 의혹에 관해 현장조사를 시작했다.
두마 화학공격 의혹은 미국·영국·프랑스가 이번 공동공습을 단행한 명분이다.
7일 밤 두마에서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공격으로 40∼100명이 숨졌다.
미국정부는 "시리아 친정부군이 화학공격 주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했으나 그 증거가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시리아는 두마에서 화학공격 자체가 없었고, 의혹은 서방의 조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만 수산 시리아 외교부 차관은 "OPCW 조사단이 전문적이고 객관적으로, 어떤 압력도 없이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서방 언론은 화학무기 의심공격이 벌어진 7일 이후 러시아군이 두마를 장악했기에 증거가 훼손·제거돼 OPCW가 진상조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화학무기가 쓰였다면 증거를 완벽하게 파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OPCW 조사단이 공격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연합뉴스
미 언론 "UN 보고서에서 북한인 체류시설로 언급"…OPCW, 화학공격 의혹 현장조사 시작
"이곳에 화학무기가 있었다면, 여러분과 저는 지금 여기 서 있을 수도 없을 겁니다"
14일(다마스쿠스) 오후 다마스쿠스 외곽 바르제(바르자)의 무너진 연구소 건물 옆에서 연구소 소속 엔지니어 사이드 사이드는 외신 취재진에 서방의 공습 목표물이 된 시설물이 의약품·독성연구소였다고 주장했다.
사이드는 파괴한 건물이 의약품과 화학물질 독성연구를 하는 시설이며, 자신은 페인트·합성수지부서 책임자였다고 밝혔다.
이 건물은 미국·영국·프랑스가 공습 목표물로 공개한 3곳 가운데 '다마스쿠스 소재 화학무기연구시설'로 밝힌 곳이다.
시리아정부는 공습 당일 오후 미사일 공격으로 건물이 전파된 현장을 프랑스의 AFP와 중국의 신화통신 등 다마스쿠스 주재 외신에 전격 공개했다.
화학무기가 없었다는 점을 드러내려는 의도다.
취재진 앞에 나선 사이드에 따르면 이 연구소는 화학물질의 인체 유해성을 연구하는 '독성연구소'에 해당하는 시설이다.
전갈독과 뱀독 해독제 연구, 식품 첨가물과 생활용품·장난감의 유해성 분석 등 화학·독성연구를 수행했다고 한다. 이 시설에 화학무기가 있었다면 공습으로 건물이 파괴될 때 누출돼 주변을 오염시켰을 것이므로 주변 일대에 사람이 접근할 수 없다.
지난달 영국 솔즈베리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이 화학물질에 중독된 것으로 밝혀진 후 영국 재난당국이 일대를 봉쇄하고 방제작업을 한 것만 봐도 대기 중 노출된 화학무기의 파급력을 짐작할 수 있다.
사이드는 취재진에 "공습이 끝난 직후 5시 30분부터 내가 여기 있었는데, 기침도 안 한다"고 했다.
시리아정부가 언론에 폭격 현장을 당일 공개한 것에 비춰 이 시설에는 화학무기가 없었거나 공습 정보를 받아 미리 빼돌렸을 수 있다.
공습을 러시아에 예고하지 않았다는 미국의 설명과 달리, 아랍권 언론은 미국으로부터 공습 정보를 받은 러시아가 이를 시리아와 공유했고 시리아 친정부군은 병력을 철수시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시리아정부 측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지난 몇년 새 이 시설을 방문했고 화학무기가 없다고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사이드는 "OPCW는 이 건물 2층 사무실에서 작업을 하고 실험실도 썼다"면서 "OPCW는 이 시설에서 화학무기가 생산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보고서 2건을 발표했다" 말했다.
미국은 서부 도시 홈스의 목표물에는 화학무기가 보관돼 있다고 설명했지만, 다마스쿠스의 목표물과 관련 '화학무기 기반시설'이라고 지칭했다.
시리아정부는 이날 다마스쿠스 공습 현장만 공개했고, 홈스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르자 과학연구센터가 올해 초 공개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에서 '북한 출신 기술 고문들이 체류한 곳'으로 파악된 시설이라고 전했다. 한편 OPCW 조사단은 15일 다마스쿠스 동쪽의 옛 반군 거점 두마 구역의 화학공격 의혹에 관해 현장조사를 시작했다.
두마 화학공격 의혹은 미국·영국·프랑스가 이번 공동공습을 단행한 명분이다.
7일 밤 두마에서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공격으로 40∼100명이 숨졌다.
미국정부는 "시리아 친정부군이 화학공격 주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했으나 그 증거가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시리아는 두마에서 화학공격 자체가 없었고, 의혹은 서방의 조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만 수산 시리아 외교부 차관은 "OPCW 조사단이 전문적이고 객관적으로, 어떤 압력도 없이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서방 언론은 화학무기 의심공격이 벌어진 7일 이후 러시아군이 두마를 장악했기에 증거가 훼손·제거돼 OPCW가 진상조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화학무기가 쓰였다면 증거를 완벽하게 파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OPCW 조사단이 공격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