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수준 같은 동질혼 58.1→78.5%, 강혼은 0.9%→10.5%
보사연 "국가 정책, 평등한 부부 지지하는 방향으로 재구성해야"


여성이 자신보다 교육수준이 높은 남성과 결혼하는 '승혼'이 35년 동안 4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보다 교육수준이 낮은 남성과 결혼하는 '강혼'은 10배 넘게 늘었다.

여성의 경제 활동으로 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그만큼 많아졌지만, 사회 제도와 정책은 여전히 전통적 규범에 맞춰져 있어 여성의 출산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학벌 더 좋은 남자와 결혼하는 여성 35년새 ¼로 '뚝'
15일 보건사회연구원의 '배우자 간 사회·경제적 격차 변화와 저출산 대응 방안'(신윤정 외)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5년까지 인구주택총조사의 표본자료를 활용해 혼인 유형을 분석한 결과, 남녀의 교육수준이 같은 '동질혼'은 1970년 58.1%에서 2015년 78.5%로 늘었다.

두 사람의 교육수준이 다른 이질혼은 41.9%에서 21.5%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특히 여성의 입장에서 승혼은 41%에서 11%로 크게 줄고 강혼은 0.9%에서 10.5%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질혼 중에서 여성의 승혼이 대부분이었던 이유는 남녀의 교육격차가 컸기 때문"이라며 "전반적인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교육격차가 줄면서 여성의 승혼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여성의 역할과 그에 대한 기대가 과거보다 커졌음에도 가사와 육아에 대한 주된 책임이 여전히 여성들에게 남겨져 있고, 이에 대한 사회적인 지원이 부족한 것이 여성들이 출산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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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또 동질혼, 여성 승혼, 여성 강혼 부부 6쌍을 심층 인터뷰했다.

그에 따르면 여성들은 모두 과거에 직장을 다녔지만, 이 중 두 명이 출산이나 난임 시술을 위해 직장을 그만뒀다.

프리랜서나 비정규직,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는 여성들은 육아휴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었고, 전문직·정규직인 여성은 육아휴직 중이지만 임신 당시에는 출산에 대한 지원 정책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많은 체제가 '남성 생계 부양-여성 돌봄 노동' 유형을 지지하는 구조로 돼 있다"며 "변화하는 부부 역할과 유형에 대응하지 못하면 정부의 정책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 정책도 평등한 부부관계를 지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며 "남성이 적극적으로 육아와 가사에 참여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제도 시행은 물론, 사회적으로 장시간 일하는 풍토를 바꿔 일-가정 양립을 이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