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은 16일 한국GM이 법정관리 신청을 위한 실무작업에 나선 것과 관련해 단기적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기론을 촉발시키겠으나 중장기적으로 현대·기아자동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일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대미 자동차 수출 대수는 2012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오히려 감소했으며 무역 제재에 대한 우려가 사라진다면 중장기적으로 대미 수출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대·기아차의 내수 시장 지배력은 강화될 것"이라며 "한국GM의 빈자리는 결국 국내 업체들이 차지하고 대부분은 현대·기아차로 이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GM은 지난해 1조1598억원의 적자를 냈고 3년간 3조원의 누적 적자에 총 차입금은 2조8168억원으로 증가했다. 현재 비용 구조 하에서는 추가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회생 가능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GM 철수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부품사의 연쇄 충격도 우려된다. 한국GM의 1차 협력사는 301개사로 이중 43%에 해당하는 130여사가 현대·기아차에 복수 납품중이다. 120여사는 쌍용차에 부품을 공급 중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 상장 완성차 입장에서는 협력사들의 재무적 어려움이 가중될 뿐 아니라 수익성 악화로 인해 완성차의 부품 조달 원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국GM 물량 감소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으로 봤다. 한국GM은 법정관리에 돌입할 경우 미국 수출 물량을 중국 공장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 연구원은 "에스엘, 만도, 한온시스템 등은 중국 내 생산시설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물량 이전 시에도 지속적인 납품 가능하다"면서 "다만 S&T모티브는 생산시설이 국내에 집중돼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며 한국GM의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