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에서 또다시 인질극… 경찰, 세시간 대치 끝에 용의자 검거
서울 마포구에서 인질극이 발생했지만 세시간 대치 끝에 경찰이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달 2일 방배초등학교에서 인질극이 벌어진 지 보름여만이다.

16일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오전 10시24분께 신모씨(62)는 마포구 만리재로 송희빌딩 7층 요양원에서 사회복지사 여성 두 명을 칼로 위협해 인질극을 벌이다 세시간 만인 오후 1시15분께 경찰에 붙잡혔다.

신 씨는 이날 떡과 본인의 주장이 담긴 유인물 6매를 들고 온 뒤 사회복지사 여성들에게 “떡을 먹으며 유인물을 봐달라”고 요구하다 피해자들이 나가달라고 하자 출입문을 잠그고 “죽여버리겠다”고 말했다. 신 씨가 신문지에 칼을 싸들고 온 것을 보고 겁이 난 피해자들은 건물 내부 사무실로 들어가 문을 잠근 뒤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 발생 직후 마포경찰서장 등 마포 형사팀, 서울청 위기협상팀, 서울청 경찰특공대 등이 현장 출동했다. 경찰은 건물을 봉쇄하고 인질과 대화를 시도하면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특공대를 출동시켰다. 서울청 위기협상팀이 3시간가량 피의자에게 자진해산 할 것을 설득했지만 자진해산하지 않아 서울청 경찰특공대가 진입했다. 경찰특공대는 오후 1시께 현장에 도착했으며 특공대가 들어간 직후 신씨가 검거됐다. 다행히 피해 여성들은 모두 상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중림동에 거주하는 피의자 신 씨는 5년 전 송희빌딩 5층 고시원에 거주하다 방세를 내지 못해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최근 "이 건물에 신세를 많이 졌다"며 튀김과 떡을 사들고 요양원을 찾았다는 증언이다. 건물 주인인 송희(62)씨는 “5년 전인 2013년에도 노숙인 등 저소득층 사람들을 도와줘야한다며 사회 불만사항 10가지를 종이에 손으로 적은 뒤 수백장을 복사해 길에 뿌리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신 씨는 경찰에 진압돼 체포됐다.

신 씨는 마포경찰서로 연행되면서 “국민들을 위해 그랬다”고 말했다. 마포경찰서는 신 씨를 조사한 뒤 구속수사할 예정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