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칼럼 "미국의 신뢰도에 더 큰 피해 안겨"

지난 주말 시리아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공격은 '단지 조롱당하지 않을 정도의' 위력과시였으며 그 결과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타격을 주기보다 오히려 미국의 신뢰도에 더 큰 피해를 안겨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 혹평했다.

칼럼니스트 마크 티센은 이번 공격이 단 한 대의 항공기나 공군기지, 운반시스템도 타격하지 못하고 시리아의 화학전 능력도 그대로 남겨뒀다면서 그나마 공격당한 지점들도 사전에 대부분 장비나 화학무기 등을 다른 곳으로 빼돌렸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미국의 이러한 제한된 응징공격을 예상하고 반군 지역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했다면서 결국 이번 공격은 아사드의 의도대로 진행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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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드 정권은 그동안 러시아 등의 계속된 공습에도 굴하지 않은 반군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화학무기 사용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면서 결국 반군이 화학무기 공격 수일 만에 정부군에 굴복했음을 지적했다.

이번 작전은 결국 아사드 정권의 베팅이 성공을 거둔 셈이라고 덧붙였다.

칼럼은 이번 공격이 시리아 정권을 징벌하기는 커녕 아사드와 러시아, 이란, 그리고 나아가 미국의 적들을 오히려 강화해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이 시리아 공격으로부터 어떤 교훈을 취할지 주목된다면서 미국이 러시아의 반응을 과도하게 의식한 나머지 지나치게 소극적 작전을 펼친 점을 지적했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이를 간파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에 대한 북한의 야포 공격을 우려해 북한의 핵시설을 결단코 타격하지 않으리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핵 능력 개발을 저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 노력에서 중대한 후퇴라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평화적으로 핵무기 추구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유일한 방법은 김정은이 미국 군사력의 신뢰도를 믿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미국의 시리아 공격은 미국의 군사적 신뢰도를 높이기보다 오히려 약화시켰다고 거듭 지적했다.

칼럼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약화된 입장으로 김정은과 회담에 임하게 됐다면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