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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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16일 댓글 여론조작 사건 의혹과 관련해 “‘드루킹’이 추천한 인사를 오사카 총영사로 보내달라는 요구를 청와대에 전달했지만 성사되지 않자 드루킹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자 여권 실세로 불리는 김 의원이 사실상 인사청탁인 드루킹의 부탁을 들어주려 애쓴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파워블로거인 드루킹이 어느 정도의 힘을 가졌길래 대형 로펌 변호사의 인사를 청탁하고 그 뒷수습에 청와대 인사수석실과 민정수석실이 동원됐는지에 대한 의문도 해소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로펌 변호사여서 추천”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과 드루킹의 관계 및 이번 사건의 개요에 대해 설명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드루킹 등 몇 사람이 2016년 총선 후 의원회관으로 찾아와 문 대통령을 대선에서 돕고 싶다며 김 의원에게 강연을 요청했다. 김 의원이 강연은 어렵다고 하자 파주에 있는 사무실에 와달라고 청했다. 그해 가을 김 의원은 파주에 있는 드루킹의 유령 출판사 ‘느릅나무’ 사무실을 찾았다. 김 의원은 이후에도 드루킹이 “경선 시작 전에 열심히 할 테니 격려해달라”고 해서 드루킹의 사무실에 한 번 정도 더 갔다고 설명했다.
김경수 "드루킹 인사추천 靑에 전달"… '文복심' 왜 청탁 들어주려 했나
김 의원은 “대선을 치르고 나서 드루킹이 회관으로 찾아와 ‘오사카 총영사 적임자를 한 명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며 “그래서 ‘우리 문재인 정부는 열린 인사 추천 시스템이니 좋은 분을 추천하면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드루킹이 추천한 인사의 경력을 보고 유명 대학 출신에 대형 로펌 현직 변호사여서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그 사실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드루킹이 추천한 인사를 청와대에 전달한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김 의원은 ‘청와대에 다른 인사도 추천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선거를 도운 분 가운데 능력이 있는 분에 대한 추천을 청와대에 전달하는 것은 (다른 의원들도)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안다”며 “(저도) 많은 분을 추천하고 전달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가 드루킹의 요구를 거절한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정무적 경험이나 외교 경력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어렵다고 연락해왔고, (드루킹에게) 그대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부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식으로 반협박성 불만을 표시했고 자신들이 회원도 많은데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면 어떤지 보여줄 수 있다고 반위협적 발언을 했다”며 “그런 와중에 민정수석실 인사 (추천) 얘기도 나왔는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고 그 이후 거리를 뒀다”고 밝혔다.

◆“안희정에게도 드루킹 소개”

김 의원은 드루킹의 협박을 이기지 못해 청와대에 다시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이건 안 되겠다 싶어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에게 이런 상황을 전달했다”며 “그 이후 어떻게 진행됐는지는 청와대에서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드루킹이) 최종적으로 올해 2월까지 의원회관을 찾아오더라. 집요한 스타일이었다”며 “(대선 후) 두세 차례 정도 회관에 찾아왔으며 민정수석실에 연락한 뒤에 만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대선 이후 안희정 (전) 충남지사 초청 강연을 하고 싶다고 하길래 (드루킹을) 안 지사 측에 소개한 적은 있다”고 해 드루킹에게 도움을 준 사실을 인정했다.

김 의원은 ‘이런 상황이 대선 경선 과정에서 후보였던 문 대통령에게 보고됐느냐’는 질문에는 “이런 자발적 지지모임 단체의 경우 수많은 접촉을 한다. 일일이 보고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할 것이냐는 물음엔 “이 사건 자체가 출마에 문제가 된다거나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하면 19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우섭/배정철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