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자료 = 한경DB)
한샘. (자료 = 한경DB)
한샘이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당분간 주가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중론이지만 2분기부터 리모델링 시장 점유율 확대로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샘 주가는 전날 1분기 실적 발표 여파로 급락하고 있다. 17일 오전 11시10분 현재 한샘은 전날보다 2만2500원(15.31%) 하락한 12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샘은 별도 기준 1분기 매출액은 46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78억원으로 56.3% 급감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실적 쇼크를 기록한 것이다.

올 들어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18.33% 떨어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는 실적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낮췄다. 현대차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종전 17만원에서 15만5000원으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정했다. 한화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 22만원에서 17만원으로 가장 큰 폭으로 낮췄다.

성정환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매매거래량이 예상보다 견조하고 입주물량 증가로 기업 간 거래(B2B)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지만, 기업 소비자 간 거래(B2C) 전 채널이 역성장하면서 11.5% 감소했다"며 "성장성이 회복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11월 한샘 신입 여직원이 동료 직원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이후 온라인에서 한샘 상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등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매출부진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내부사건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11~12월 홈쇼핑 방영 중단으로 1분기 홈쇼핑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70억 가량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특판 매출 증가에 따른 판매믹스 악화 등으로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주가가 당분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KTB투자증권은 한샘의 1분기 영업이익률도 3.8%로 전년동기대비 4.4%포인트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 증권사 김선미 연구원은 "견고한 매출 성장세라는 기존 강점이 약해졌기 때문에 주가는 당분간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 연구원도 "4월 이후 주택매매거래량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주가에 부정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주택 매매 거래가 감소하면서 B2C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서울 아파트 실거래건수가 1분기 1만384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한샘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추정치보다 29.2% 낮춘 1103억원으로 조정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정부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B2C 인테리어 매출 감소가 빨라졌다는 판단"이라며 "인테리어 시장 위축으로 B2C 부문 비중과 이익 기여가 높은 한샘 매출이 단기적으로 증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리모델링 시장 점유율 확대로 성장스토리는 유효한 만큼 2분기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용산 아이파크몰 등 리하우스 대리점 패키지 판매 증가와 홈쇼핑 방영 재개로 B2C 부문 성장성 회복이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2분기 입주물량 증대에 따른 B2B 부문매출 확대로 마진율은 낮지만 이익 볼륨이 확대되는 것 역시 실적 턴어라운드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