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국 국채 보유액을 7년 만에 최소 규모로 줄였다. 반면 미국과 통상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오히려 미국 국채 보유를 늘렸다.

17일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일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지난 2월 말 기준 1조595억달러로 전달보다 63억달러가량 줄었다. 2011년 12월 이후 가장 적은 액수다. 일본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미 국채 보유국이다.

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이 감소한 것은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을 줄이는 대신 인도,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 채권으로 자금을 옮겼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미쓰비시 UFJ 고쿠사이 자산운용은 최근 1년간 운용자산 중 달러화 채권 비중을 46%에서 38%로 축소했다.

달러화 대비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일본 투자자들의 미 국채 매각을 부추겼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올해 초 달러화 약세가 무역에 좋은 측면이 있다고 말한 데 이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는 무역적자를 줄이는 수단으로 달러화 약세를 꼽았다.

반면 2월 말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1조1767억달러로 전달보다 85억달러 늘어났다. 최근 6개월 내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미국과의 통상전쟁 와중에 중국이 미 국채 매입을 늘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