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휴롬은 거칠 게 없었다. 착즙 주스를 만드는 원액기 시장을 개척한 효과였다. 중국 시장에서도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그해 매출은 2000억원을 넘어섰다. 스타 기업 대열에 올랐다. 휴롬은 새로운 전략을 내놨다. ‘건강카페’였다. 이 카페는 크게 확산되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짝퉁 수십 가지가 쏟아져 나왔다. 이후 휴롬은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은 2015년의 절반도 안 되는 929억원으로 급감했다. 성장을 이끌 두 번째 혁신을 준비하지 못한 결과였다.
'혁신 후속타' 못 찾은 스타기업들의 추락
휴롬을 비롯해 소비재 시장의 스타로 떠올랐던 기업들이 지난해 줄줄이 추락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침구청소기업체 레이캅, 자전거 시장의 새로운 스타로 등장했던 알톤스포츠, 홈쇼핑의 효자상품으로 불리던 자이글 등이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매출 1000억~2000억원대에서 추락의 쓴맛을 봤다. 레이캅은 일본 주부들의 열광 속에 2013년 매출 1000억원을 넘었지만 작년 매출은 200억원대로 고꾸라졌다. 경쟁 업체들이 비슷한 제품을 내놓은 탓이다. 알톤스포츠는 혁신적 디자인을 적용한 자전거 로드마스터로 한때 시장을 장악했지만 지난해엔 매출 400억원,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했다. 진입장벽이 사라진 시장에서 대박 상품을 잇는 혁신 제품을 준비하지 못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개척해 성공 스토리를 쓴 기업들이 혁신을 이어가지 못하고 ‘슈팅 스타(별똥별)’의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한다.

전설리/이우상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