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1위·포털 2위의 결합
직방서 다음 정보 위탁 운영
호갱노노 인수한 직방 '질주'
점유율 낮은 '한방' 등 진로 고심
◆몸집 키우는 직방
18일 직방은 카카오와 ‘부동산정보 서비스 강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다음부동산 정보 서비스의 운영과 개편 등을 직방이 맡는다는 내용이다. 다음부동산은 부동산 매물 정보, 분양, 인테리어, 부동산 뉴스, 커뮤니티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위탁운영 대가를 연 7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직방은 2012년 1월 부동산 정보 앱(응용프로그램)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반에는 원룸·투룸 임대 매물에 주력하다가 아파트·오피스텔 시장으로 외연을 넓혔다. 출범 4년 만인 2016년 영업이익 10억원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작년엔 영업이익 7억원을 냈다.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은 345억원으로 전년(275억원) 대비 25.4% 늘었다.
직방은 올 들어 몸집 키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 12일엔 전국 아파트 시세 정보 제공업체인 호갱노노를 인수했다. 인수 이후에도 각자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한다. 인수합병(M&A)업계 관계자는 “당장 두 플랫폼을 연동하지 않는다 해도 직방이 호갱노노의 기존 기술·인력을 확보한 만큼 아파트 매물 시장을 쉽게 공략할 길이 트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부동산 정보 연구소 격인 빅데이터랩을 신설하고 함영진 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을 수장으로 영입했다.
◆부동산정보 시장 판도 ‘흔들’
업계는 직방이 포털의 부동산 정보 서비스 운영권까지 갖게 되면서 그간 네이버가 주도해온 부동산 정보 서비스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네이버의 국내 PC 부동산 정보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전체의 약 50%에 달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 시스템 등 매물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국가·공공서비스를 제외한 수치다. 지난달 기준 네이버부동산 웹페이지의 월간 실사용자 수(MAU)는 월 355만 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다음부동산 MAU는 267만 명이다.
그러나 네이버는 모바일 시장에선 직방에 뒤처져 있다. 지난달 네이버 부동산 앱 MAU는 43만 명으로 전체 앱 시장의 약 18%에 그쳤다. 직방 MAU는 약 44%인 104만 명이다. 앱 이용도가 큰 직방이 네이버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렇다 보니 네이버도 앱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올 들어 기존 이용자가 많은 네이버지도의 길 찾기 기능과 매물 서비스를 연동했다. 네이버부동산 앱에서 제공하는 중복 매물을 통합하기도 했다.
◆중소업체 비상
상대적으로 부동산 정보 서비스 시장 점유율이 낮은 곳은 비상 상황이다. 양강 체제로 굳어지면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까닭이다. 앱 시장 점유율 2위인 다방은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서비스 개선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물 중개 모바일 앱 ‘한방’을 운영하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도 마음이 급해졌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카카오와 매물 서비스 공유 제휴를 맺기 위해 그간 직방과 경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네이버에는 매물을 공급하지 않는 ‘셧다운’ 운동을 펼쳤으나 개별 중개업소 참여가 미진해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경쟁 업체인 직방이 다음부동산과 손을 잡은 만큼 다음에 일부 매물을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중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강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정보망사업부장은 “국민은행 등 부동산 콘텐츠·매물 정보가 필요한 다른 플랫폼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고 이달 중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점유율 하위 업체의 M&A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월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를 인수하고 이성용 전 호텔아이파크 대표를 부동산114 새 대표로 올렸다. 닥터아파트는 최근 한 부동산 매물정보 서비스업체에 매각됐다.
업체들은 매물 정보 서비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란 분석이다. 부동산 정보 시장의 실질적 수익원은 매물 정보 서비스뿐이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가 분양·인테리어 정보 등으로 일반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여기다 매물 정보 서비스를 결합해 수익을 내려고 할 것”이라며 “부동산 매물 콘텐츠 프로바이더(CP)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플랫폼이 다소 몸을 낮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김형규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