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전 수주' 막후협상… 美로 떠난 백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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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하우스 기술로
한전 수출형 원전 개발
美정부·의회 동의 얻으려면
양국 컨소시엄 구성 시급
美 인사들과 협의 나설 듯
한전 수출형 원전 개발
美정부·의회 동의 얻으려면
양국 컨소시엄 구성 시급
美 인사들과 협의 나설 듯

하지만 정작 중요한 안건은 따로 있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전을 수출하기 위한 막후 협상이 이번 출장의 핵심이란 얘기다. 문신학 원전산업정책관과 한국전력 주요 간부들이 백 장관을 수행하는 배경이다. 원자력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사우디 원전을 수주하면 미국과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달 사우디를 방문했던 백 장관이 급히 미국을 찾는 것도 가격과 기술력, 시공 경험 등 측면에서 수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원자력협정이 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한전의 수출형 원전인 ‘APR 1400’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 1000’을 기초로 개발돼서다. 2009년 UAE 원전의 수출 계약을 맺을 때만 해도 한전은 원자로 계측제어시스템과 냉각재펌프, 핵심설계코드 등 3개 기술이 없었다. 한전 관계자는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나라는 원전을 수출할 때 원자력협정에 따라 미국 정부 및 의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작년 기술 자립을 완료했지만 미국이나 웨스팅하우스가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분쟁 소지를 사전에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백 장관이 이번 방미 도중 웨스팅하우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우디 원전 공동 수주에 나서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이달 말 예비사업자를 세 곳 정도 선정한 뒤 추가 협의를 거쳐 연내 주 계약자와 본계약을 맺는다는 방침이다. 백 장관은 예비사업자 세 곳에 한국이 포함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