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CEO 사과에도 여론 악화
휴점 손실액 2000만달러 달할 듯
당시 필라델피아 매장 직원은 주문하지 않은 채 자리에 앉아 있던 흑인 남성 두 명을 신고했고, 경찰은 이들에게 수갑을 채운 뒤 연행했다. 연행된 흑인 남성들은 백인 부동산업자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뒤늦게 도착한 백인 업자가 “이건 완전한 차별”이라고 항의하고, 옆에 있던 손님도 “이 사람들은 아무 짓도 안 했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흑인 남성 두 명은 이후 풀려났지만 당시 상황을 담은 스마트폰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되자 여론이 들끓었다. 현지 언론도 주요 사건으로 다뤘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14일 부랴부랴 사과 성명을 냈다. 이어 16일 시애틀 본사에서 필라델피아로 날아가 봉변을 당한 흑인 두 명을 직접 만나 사과하고 ABC방송에 출연해 “부끄러운 일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스타벅스가 미국 내 직영매장을 휴점하고 전 직원에게 인종차별 예방교육을 하기로 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까지의 과정이다.
미국 경영전문지 Inc는 “존슨 CEO가 책임을 인정하고 진솔하게 사과했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위기관리의 정석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스타벅스가 반나절 문을 닫으면 예상 손실액은 2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면 위기관리 전문회사인 고든그룹의 제러미 로빈슨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스타벅스가 초기에 사태의 파장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했다”며 “(처음부터) 사과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올 1월 LA 스타벅스 매장에서 촬영된 또 다른 ‘흑인 차별’ 동영상이 공개된 것도 악재다. 영상 속에서 주문하지 않은 흑인 남성은 화장실 사용을 거부당한 반면 똑같이 주문하지 않은 백인 남성은 직원 안내로 화장실을 이용했다. 2014년 1월에는 애틀랜타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이 한국인 손님의 음료 컵에 ‘찢어진 눈’을 그려 동양인 비하 논란이 일었다.
주용석/추가영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