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시리아 안정을 위해 아랍군으로 미군을 대체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집트가 시리아에 파병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집트 전 정보간부의 전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이집트 언론 이집트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모함마드 라샤드 전 이집트 정보국 부국장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집트군은 용병이 아니고 외국의 명령으로 특정 지역에 파병되지 않는다"며 이집트가 어떤 파병 요청도 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라샤드 전 부국장은 이집트가 시리아 내전에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집트는 시리아의 영토, 군대의 통합을 지지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며 "이집트는 시리아에서 어떤 국가의 개입도 거부하고 시리아 국민이 자기 운명을 결정할 권한이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패퇴 이후 시리아의 안정과 재건을 위해 아랍국들이 자금을 부담하고 아랍군을 결성해 미군을 대체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미 관리들을 인용, 존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이집트 실력자인 압바스 카멜 정보수장에 전화를 걸어 이집트가 아랍군 결성에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타진했다고도 소개했다.
이런 상황에서 라샤드 전 부국장의 언급은 이집트 정부의 분위기를 일정 부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집트 외교부는 지난 14일 미국, 영국, 프랑스의 시리아 공습에 대해서도 "시리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우려한다"며 다소 비판적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집트는 중동에서 미국의 우방으로 꼽히지만,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친미국가들이 시리아 공습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과 다른 행보다.
이집트는 그동안 시리아에서 IS 격퇴를 위한 지상군 파견에도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집트 정부가 2011년 시민혁명 이후 사회 혼란, 경제 침체 등 국내 문제에 대응하느라 시리아 내전에 개입할 여유가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