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6·25전쟁이 끝난 뒤 65년간 지속된 한반도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협정 체제로 전환하는 논의가 남북 간에 심도 있게 진행되고 있다. 오는 27일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남북 간 군사적 대결의 종식을 선언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도 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8일 “한반도 안보상황을 궁극적으로 평화 체제로 발전시키는 다양한 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며 하나의 방안으로 한반도의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협정 체제로 바꾸는 방법과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정전 체제를 종식할 종전(終戰) 선언 문제가 회담의 주요 의제로 논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남북은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blessing)”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다.

북·미 정상회담 준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인 18일 트위터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가 지난주 북한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났다”며 극비 면담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면담은 매우 부드럽게 진행됐으며 좋은 관계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또 “비핵화는 세계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훌륭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남북과 북·미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두 축인 비핵화와 종전 선언에 이어지는 평화협정 논의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정상이 만나 최종 매듭을 짓는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북한도 평화협정 체제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정은이 남한에 대해 군사적 조치를 취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혔기 때문에 어떤 형식이든 평화협정 체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남북은 남북 정상회담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기로 18일 열린 2차 실무회담에서 합의했다. 김정은은 걸어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회담 장소인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으로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악수하는 순간부터 전 세계에 생중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성태 기자/워싱턴=박수진 특파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