뮨 “간편한 주사기 분리 기기로 병원 내 감염 줄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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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뮨'의 김유화 대표(사진·왼쪽)와 오광빈 이사(사진·오른쪽)는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2016년 3월 한 강의에서 처음 만났다. 강의명은 'X디자인'이었다. 과제는 팀별로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는 난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실내건축학과 김 대표와 경영학과 오 이사를 비롯해 전기전자공학과, 화학공학과 등 전공이 다른 6명의 학생이 한 팀이 됐다.
그때 그들이 제작했던 것이 자동 주사기 분리기 '앤디(ANDY)'다. 주사기를 투입구에 넣고 버튼을 누르면 칼날이 수평으로 이동하면서 주사바늘과 실린더 사이를 잘라 둘을 분리하는 장비다. 김 대표는 "당시 한 의원에서 주사기 재사용으로 환자들이 C형간염에 걸린 큰 사건이 있어 간호사 친구에게 주사기 재사용에 대해 물어봤다"며 "주사기 재사용이 아니라 환자에게 사용한 주사기에 간호사가 찔리는 게 진짜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간호사의 80%가 주사바늘에 찔리는 자상을 경험한다. 의료인이 감염되는 B형간염의 37%, C형간염의 39%가 자상 사고로 발생한다. 오 이사는 "주사기를 버릴 때 주사바늘과 실린더를 분리해야 하는데 실린더에서 바늘을 제거할 때 자상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며 "이를 막으면 병원 내 감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의료폐기물 상자에 있는 구멍에 주사바늘을 넣은 뒤 잡아당겨 실린더와 분리하는데 급하게 하다가 다치는 경우가 많다. 대안으로 안전주사기 또는 기존 자동 분리기가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열로 바늘을 녹이거나 연삭기로 바늘을 가는 동안 주사기를 붙잡고 있어야 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앤디는 2016년 6월 연세대학교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제품의 가능성을 최초로 인정 받았다. 그들은 같은 해 7월 대학생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SK청년비상 캠프'에서 우수상을 수상해 지원금 2000만원과 함께 SK서울캠퍼스에 입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3월 회사를 설립한 뒤 지난 8월 SK서울캠퍼스를 나와 현재 연세대학교 공학원에 자리 잡고 있다.
앤디는 투입구, 본체, 상단 틀로 구성된다. 폐기물 상자에 상단 틀을 씌운 뒤 본체와 결합하면 된다. 2016년 9월 첫 제품을 만든 후 지난 3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제품을 개선했다. 김 대표는 "초창기 제품 크기가 컴퓨터 본체만했다"며 "의료용 카트에 설치할 수 있게 부품 수를 줄여 제품을 소형화했고 양산에 적합한 형태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간호사로부터 꾸준히 피드백을 받아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해 7월과 12월 서울의료원에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제품에 반영하는 데 신경 썼다. 오 이사는 "투입구의 크기나 주사기를 넣는 방향, 주사기 절단 시 위생 문제 등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주사기를 자주 사용하는 젊은 간호사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앤디는 오는 6월 말 출시 예정이다. 우선 기기 샘플을 병원에 돌리고 소모품 위주로 판매하며 시장 반응을 살핀다는 계획이다. 오 이사는 "한양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상급종합병원부터 공략할 것"이라며 "총 3만6000여 곳의 국내 병원에 보급 가능한 수량을 11만대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은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의료인의 근무 환경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환자가 제공 받는 치료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그때 그들이 제작했던 것이 자동 주사기 분리기 '앤디(ANDY)'다. 주사기를 투입구에 넣고 버튼을 누르면 칼날이 수평으로 이동하면서 주사바늘과 실린더 사이를 잘라 둘을 분리하는 장비다. 김 대표는 "당시 한 의원에서 주사기 재사용으로 환자들이 C형간염에 걸린 큰 사건이 있어 간호사 친구에게 주사기 재사용에 대해 물어봤다"며 "주사기 재사용이 아니라 환자에게 사용한 주사기에 간호사가 찔리는 게 진짜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간호사의 80%가 주사바늘에 찔리는 자상을 경험한다. 의료인이 감염되는 B형간염의 37%, C형간염의 39%가 자상 사고로 발생한다. 오 이사는 "주사기를 버릴 때 주사바늘과 실린더를 분리해야 하는데 실린더에서 바늘을 제거할 때 자상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며 "이를 막으면 병원 내 감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의료폐기물 상자에 있는 구멍에 주사바늘을 넣은 뒤 잡아당겨 실린더와 분리하는데 급하게 하다가 다치는 경우가 많다. 대안으로 안전주사기 또는 기존 자동 분리기가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열로 바늘을 녹이거나 연삭기로 바늘을 가는 동안 주사기를 붙잡고 있어야 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앤디는 2016년 6월 연세대학교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제품의 가능성을 최초로 인정 받았다. 그들은 같은 해 7월 대학생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SK청년비상 캠프'에서 우수상을 수상해 지원금 2000만원과 함께 SK서울캠퍼스에 입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3월 회사를 설립한 뒤 지난 8월 SK서울캠퍼스를 나와 현재 연세대학교 공학원에 자리 잡고 있다.
앤디는 투입구, 본체, 상단 틀로 구성된다. 폐기물 상자에 상단 틀을 씌운 뒤 본체와 결합하면 된다. 2016년 9월 첫 제품을 만든 후 지난 3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제품을 개선했다. 김 대표는 "초창기 제품 크기가 컴퓨터 본체만했다"며 "의료용 카트에 설치할 수 있게 부품 수를 줄여 제품을 소형화했고 양산에 적합한 형태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간호사로부터 꾸준히 피드백을 받아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해 7월과 12월 서울의료원에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제품에 반영하는 데 신경 썼다. 오 이사는 "투입구의 크기나 주사기를 넣는 방향, 주사기 절단 시 위생 문제 등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주사기를 자주 사용하는 젊은 간호사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앤디는 오는 6월 말 출시 예정이다. 우선 기기 샘플을 병원에 돌리고 소모품 위주로 판매하며 시장 반응을 살핀다는 계획이다. 오 이사는 "한양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상급종합병원부터 공략할 것"이라며 "총 3만6000여 곳의 국내 병원에 보급 가능한 수량을 11만대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은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의료인의 근무 환경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환자가 제공 받는 치료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