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우정의 포옹' 이상화-고다이라, 日도쿄 토크쇼에서 다시 만나

"(고다이라) 나오와 함께 있으면 항상 웃게 돼요"(이상화 선수)…"(이)상화는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선수의 자세를 가지고 있어요"(고다이라 나오<小平奈緖> 선수)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한국의 이상화 선수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 선수가 일본 도쿄(東京)에서 다시 만나 국적을 초월한 우정을 재확인했다.

주일 한국대사관은 19일 도쿄 신주쿠(新宿)의 한국문화원에서 이상화 선수와 고다이라 선수 등 양국 선수와 올림픽 관계자들이 참석해 평창 동계올림픽의 체험을 공유하는 토크쇼 '평창에서 도쿄까지'를 개최했다.

두 선수가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결승전 후 나눴던 포옹은 올림픽의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회자되며 양국 국민에게서 박수 갈채를 받고 있다.

두 선수는 이날 올림픽 당시의 감격을 돌아보고 양국 간 스포츠 우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상화 선수는 고다이라 선수에 대해 "편해서 그런지 같이 있으면 아무 것도 아닌 일로도 웃게 된다"며 "같이 있을 때에는 친구처럼 지내지만 경기 때에는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칭찬했다.

그는 "나오가 경기가 끝난 뒤에는 순위에 연연해 하지 않고 다른 선수들을 기다리고 다독거리며 격려해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느꼈다"며 "(평창 올림픽 때) 이 친구 때문에 더 울컥해서 울었다"고 털어놨다.

고다이라 선수는 이 선수를 향해 "사석에서는 화려한 옷을 입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만 링크에서는 표정이 바뀌고 임하는 자세도 달라진다"며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선수의 자세다"고 치켜세웠다.

고다이라 선수가 "내가 언니고 선배인데 사석에서는 '친구야'라고 한다.

가끔은 선배로 대해달라"고 농담을 던지자 이 선수는 "맞다.

감히 두살 많은 언니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 선수는 "얼음판에 있을 때는 나보다 언니지만 사석에선 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친구다"고 말하며 "그렇지만 나오에게 존중하는 자세를 갖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고다이라 선수는 평창 올림픽 당시 메달 세레모니 때 한국의 자원봉사자가 주머니에서 난로를 빼줬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손도 따뜻했지만 마음도 따뜻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선수는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서 긴장이 심했다"고 돌아보며 "평창의 대단했던 열기가 그대로 도쿄에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도쿄 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노하우를 일본과 공유하고 한일 양국의 스포츠 교류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양국 스포츠 스타와 정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루지 국가대표 박진용 선수가 참석하며 이희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박은하 공공외교대사가 평창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평창 패럴림픽 노르딕 스키 종목에 참가했던 닛타 요시히로(新田佳浩) 선수도 평창 경험을 들려줬고, 엔도 도시아키(遠藤利明) 도쿄 하계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대행, 스즈키 다이치(鈴木大地) 스포츠청장관이 도쿄 하계올림픽 진행 상황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에서 흘러 나왔던 음악을 거문고와 가야금의 선율로 들려주는 전통 공연도 펼쳐졌다.
이상화 "같이 있으면 웃게 돼"… 고다이라 "넌 이상적 선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