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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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어디서 열릴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5곳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언론은 유력 후보지의 장·단점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평양? 비무장지대?

평양은 북한이 가장 좋아할만한 장소입니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러 평양에 온다고 생각해보세요. 김 위원장으로선 이보다 더 좋은 모양새가 없습니다. 외교정책 전문가들 사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면 미국이 전체주의적인 북한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그뿐 아닙니다. 평양은 김 위원장의 ‘홈 코트’입니다.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기 좋은 장소입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불리한 장소입니다. 도청은 물론 안전 문제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NBC 방송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은 보안상 문제로 후보지에서 제외됐다고 전했습니다.

비무장지대는 평양보다는 중립적입니다. 한국 정부로서도 판문점을 선호할만합니다. 한국 정부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려고 하는데, 정전협정이 맺어진 판문점(비무장지대)에서 종전 선언이나 평화 선언이 나온다면 상징성이 있을겁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판문점을 선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고 육로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판문점이 유력후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에 ‘(정상회담을)북한에 배려한 형태로 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수미 테리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가는 “트럼프 관점에서 판문점은 흥미로운(sexy) 장소가 아니다”고 평가했습니다.

◆스위스? 스웨덴?

유럽은 미국과 북한에게 중립적인 지역입니다. 스위스와 스웨덴이 대표적입니다. 게다가 스위스와 스웨덴은 미국과 북한 모두와 외교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스위스 제네바는 과거 역사적인 회담이 열린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1985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쵸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이 곳에서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1994년 북핵 위기로 한반도 위기론이 불거졌을 때 미국과 북한이 해결책(제네바 협정)을 찾은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의외의 변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는 구 소련 시절 도입된 낡은 비행기여서 장거리 비행에 적합하지 않다는겁니다. 그렇다고 북한 최고지도자가 전세기를 띄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이 신문의 분석입니다.

◆몽골?

NYT는 몽골을 유력 후보지로 꼽았습니다. 몽골 스스로 ‘아시아의 스위스’를 자처하고 있는데다 북한과 거리가 가까워 북한이 수긍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NBC 방송은 미국 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평양, 베이징과 마찬가지로 몽골도 보안상 문제로 제외됐다고 전했습니다. 일각에선 동남아시아 국가가 후보지에 포함됐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